LG가 어제 롯데와의 홈 개막전에서 8:3으로 완패했습니다. 안타수 18:7이 말해주듯 타격에서 완전히 롯데에 밀렸습니다. 특히 중심 타선의 힘에서 상당한 차이가 났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전준우, 홍성흔, 강민호로 구성된 롯데의 중심 타선은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도합 13타수 6안타 (타율 0.461) 2타점을 기록했습니다. 6안타에는 2개의 2루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번 타자로 나선 조성환까지 5타수 4안타로 뒷받침하며 시즌 초반부터 물오른 팀 타격을 과시했습니다.

반면 최동수, 정성훈, 이병규로 이루어진 LG의 중심 타선은 각각의 선수들이 모두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습니다. 도합 9타수 3안타 타율 0.333라면 외형적으로는 무난한 기록이지만 멀티 히트를 기록한 선수가 없고 안타가 집중되지 않았으며 득점권에서 최동수만이 1타점 내야 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장타도 전무했습니다. 중심 타선부터 LG가 롯데에 밀리며 타선 전체가 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엘지 최동수 ⓒ연합뉴스
3경기 연속 동일한 라인업으로 나선 LG의 중심 타선은 삼성과의 4월 7일 개막전에서만 힘을 썼을 뿐, 이후 두 경기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개막전에서는 4회초 5번 타자 이병규의 결승 만루 홈런과 5회초 4번 타자 정성훈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승리했지만 이튿날인 4월 8일 삼성전에서는 8회초 하위 타선에서 연이어 터진 장타에 힘입어 승리한 것이었습니다. 어제 롯데전 역시 중심 타선이 활발하지 못했습니다.

개막 이후 3연전의 타율을 살펴보면 정성훈은 0.222, 이병규는 0.273에 그치고 있으며 최동수는 0.375를 기록 중이지만 특유의 장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병규는 어제 6회말 유격수 땅볼을 기록한 뒤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되었는데 시범 경기부터 허벅지가 좋지 않아 우려스럽습니다.

최동수, 정성훈, 이병규의 중심 타선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하는 것도 의문이 남습니다. LG가 3경기 연속 좌투수를 선발 투수로 상대하며 우타자 위주의 중심 타선이 구성된 셈인데 중심 타선에 변화를 주더라도 최동수 정도가 좌타자로 바뀔 뿐, 정성훈과 이병규의 기용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성훈은 4번 타자로 개막 이전부터 김기태 감독이 낙점했으니 장기간의 타격 부진에 빠지지 않은 이상 그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붙박이 기용될 듯합니다.

새롭게 중심 타선으로 치고 올라갈 만한 타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박용택은 4번 타순에 심적 부담을 느끼는 선수로 이미 작년에 실패한 전례가 있으며 만일 박용택이 3번이나 5번 타순으로 이동하면 타격 자세를 여전히 수정 중인 이대형이 1번 타순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진영 역시 12타수 2안타 0.167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중심 타선에 기용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롯데전에서는 상대 선발 투수가 우완 고원준이므로 중심 타선이 개막 이래 처음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동수 대신 작은 이병규가 선발 출장하고 5번 타순을 지켰던 이병규가 3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될 수도 있습니다. 구위보다는 제구로 승부하는 김광삼이 LG의 선발 투수로 나서는 만큼 타격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오늘 경기에서 롯데의 활화산과 같은 타선에 맞설 LG 중심 타선의 분발이 절실합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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