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원정 개막 2연전에서 승리한 LG가 홈 개막전에 롯데를 불러들입니다. 롯데 역시 개막 2연승을 기록 중이라 오늘 LG와 롯데의 경기가 무승부로 귀결되지 않는 한 3연승을 질주하는 팀이 나오게 됩니다.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치고 나가야만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는 점에서 팀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개막 3연승에 양 팀 모두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제2선발로 낙점되어 오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LG 임찬규 ⓒ연합뉴스
LG의 선발 투수로 예고된 것은 고졸 2년차 임찬규입니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막판 2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승리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9승에 머물며 10승 문턱에서 좌절해 삼성 배영섭에게 신인왕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시즌 종료 이후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목표로 준비해 온 임찬규는 두 명의 선발 투수가 불미스런 일로 전력에서 제외되고 리즈가 마무리로 보직을 옮기며 자연스레 제2선발의 중책을 떠맡게 되었습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약관의 임찬규가 과연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여부는 단순히 임찬규 개인뿐만 아니라 LG의 올 시즌 전체의 향방에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제2선발은 그야말로 에이스 바로 다음 선발이기에 역시 상대팀의 제2선발과 같이 뛰어난 선발 투수와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으며 제1선발 주키치가 좌완이라 임찬규는 우완 선발 투수 중에서 최전선에 나서는 역할을 떠안게 되었기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임찬규의 시즌 첫 상대가 롯데라는 점 역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롯데는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류현진을 무너뜨렸고 개막 이튿날에는 4회말에만 7득점하는 등 활발한 타격을 앞세워 역전승하며 2연승을 챙겼습니다.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의 공백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짜임새 있는 타력을 과시했습니다. 임찬규가 롯데의 타선을 상대로 5이닝 이상을 버티며 호투할 수 있을지가 승부의 관건입니다. 오늘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는데 만일 우천 취소로 내일로 선발 등판이 미뤄지면 선발 등판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임찬규가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도 중요합니다.

LG 타선이 임찬규를 지원할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롯데 선발 좌완 유먼은 시범 경기에서 2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5.00 1패로 평범한 기록을 남겼으며 다혈질인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었으나 좌타자 위주로 구성된 LG 타선의 특성상 처음 만나는 외국인 좌완 투수에 고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LG는 개막 2연전에서 차우찬, 장원삼으로 이어지는 좌완 선발에 맞서 이틀 연속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김기태 감독이 동일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할지도 흥미롭습니다.

만일 LG 타선이 첫 대결의 핸디캡을 극복하며 유먼을 무너뜨리면 의외로 경기는 LG:롯데전 특유의 난타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 팀 모두 개막 전 예상보다 불펜이 탄탄한 만큼 달아오른 상대 타선을 묶는 불펜 싸움에서 승리하는 팀이 연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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