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보이스 코리아 생방송이 시작됐다. 배틀 라운드에 이은 생방송은 본선 개념은 아니지만 의외로 문자투표는 많았다. 그만큼 보이스 코리아에 대한 시청자의 호감이 높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처럼 보이스 코리아가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노래의 감동 그 자체에 충실하다는 것을 제일로 꼽게 된다.

배틀라운드까지는 다소 산만한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생방송부터는 무대에 서는 출연자들부터가 다소 안정된 모습이었고, 무엇보다 마치 나가수 외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무대들이 보였다. 또한 보이스 코리아가 라이센스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토종 오디션인 K팝스타가 외면하고 있는 우리 가요에 대한 철저한 고집을 보이는 것도 칭찬받을 만하다.

K팝스타는 일찍부터 박지민, 이하이 등 천재 가창력을 지닌 소녀들로 주목을 받았지만 예선부터 본선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팝송의 비율이 높아 시청자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그런 점들이 반영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노래 잘하기로는 다른 오디션 출연자들을 찜 쪄 먹을 실력들을 가진 보이스 코리아 출연자들이 우리 가요를 고집하는 모습은 분명 호감이 가는 모습이다.

단지 가요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댄스곡을 소울이나 알앤비로 재해석하는 등 기존가요에 새옷을 입혀주고 있어 오디션 판 나가수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당연히 방송이 끝난 후 잠시였지만 신곡들이 차지하는 음원차트에 잊혀진 원곡들을 등장하게 했다.

비록 보이스 코리아가 K팝스타가 동시간대에 경쟁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청자 사이에서는 두 오디션 간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나쁠 것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한국에서 방송되고, 한국에서 활동할 가수라면 당연히 가요를 잘 불러야 한다는 점에서는 보이스 코리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를 또 다른 색깔로 표현한 강미진, 가요로도 얼마든지 소울 앤 알앤비를 부를 수 있음을 증명한 유성은이 부른 공일오비의 ‘잠시 길을 잃다’, 원곡은 마이클 잭슨이지만 윤시내가 번안했음을 강조한 우혜미의 ‘마리아’ 그리고 휘성의 ‘안되나요’를 부른 하예나 등은 특히 기억에 남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이유들에 대해서 반복할 필요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를 잘 부르는 신인의 발굴과 묻혀 있던 과거의 명곡들을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가요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나가수의 기능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어쩌면 오디션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간다면 당연히 작은 나가수의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재인, 김지수의 신데렐라, 강승윤의 본능적으로 등 오디션을 통해서 아주 새롭게 해석되고 또 다시 인기를 끈 노래들이 나왔다는 점이 그것을 증명한다. 보이스 코리아를 통해서 또 그렇게 잊혀졌던 명곡이 다시 주목받는 일이 많아지지 않을까도 기대해 본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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