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뉴스타파, 뉴스버스, 서울의소리 등이 신청한 출입기자 등록을 명확한 이유 없이 미루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언론계 협회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했다.
지난달 18일 출범한 인수위는 같은 달 21~23일까지 언론사 기자 출입등록 신청을 접수받았으며 3일 기준 1천여 명의 기자가 인수위 출입 등록을 완료했다. 인수위의 출입기자 등록 기준은 ▲언론계 협회 소속 기자(신문협회·방송협회·기자협회·인터넷신문협회·인터넷기자협회·사진기자협회·TV카메라기자협회·온라인신문협회·외신기자클럽) ▲국가기관의 보도요원 ▲그 밖에 언론 관련 종사자로서 인수위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 등이다.
인수위에서 이들에 대한 출입 등록을 지연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뉴스타파, 뉴스버스, 서울의소리는 언론계 협회 소속으로 인수위에 관련 증명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인수위 공보관계자 등은 승인 결재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고, 심사를 거쳐 순차적으로 출입 등록이 진행 중이니 기다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은 언론계 협회에 소속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했다.
박중석 뉴스타파 팀장은 1일 페이스북에 "뉴스타파가 인수위 출입기자 명단에 들지 못하고 탈락한 듯하다"며 "인수위 측에 따졌더니 '아직 탈락하나 건 아니고 명단 나오는 중이니 기다려보라'는 답변이 왔다. 그러나 '아직 명단에 끼지 못한 이유가 뭐냐' '선정·탈락의 기준이 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인수위 측에 아직 선정되지 못한 사유가 무엇인지, 선정기준은 어떤지 공식 질의하려고 한다"면서 "윤석열 당선자와의 호불호, 친소관계가 끼어들어 새 정부에 불편할 수 있는 언론은 출입에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2일 페이스북에 "윤 당선자는 기자들과 자주 만나겠다면서도 '예민한 현안 질문은 하지 말아달라'고 미리 동의를 받고 있고, 예민한 질문을 던질 만한 미디어오늘 같은 언론의 인수위 출입은 막았다"면서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겨야겠다고 할 정도로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한다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이 언제나 질문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기자는 3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우리를 집어넣어달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납득할 만한 출입거부 사유를 설명해주고, 이의신청 절차 등이 있으면 안내해달라"고 말했다.
불편한 언론사는 출입 배제?
뉴스버스는 "쥴리 아니다"라는 김건희 씨 발언을 처음 보도한 바 있으며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여권 인사들과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고발사주' 의혹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자는 인터넷 매체를 정치공작 통로라고 비하해 논란이 빚어졌다.
뉴스타파는 윤우진 전 용산 세무서장(윤대진 검사장 형)에 대한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등을 보도했다. 대선 말미에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를 통해 윤 당선자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의소리는 '김건희 7시간 녹음파일'을 MBC <스트레이트>에 제보했다.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김건희 씨가 20여 차례 나눈 통화 녹음파일에 대한 보도가 예고되자 국민의힘은 MBC를 항의방문하고,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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