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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와 정준하의 의리, 호감 대폭발시킨 결혼 발표[블로그와] 들까마귀의 통로
들까마귀 | 승인 2012.04.03 10:13

그동안 이 공간에 진열해 놓은 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연예인들의 지극히 사적인 개인사들이 화제에 오르고 그들의 소소한 일거수일투족에 해석과 평가를 내리는 식의 신변잡기 놀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대중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남들과는 다른 화려한 삶을 살아간다고 해도 그런 해택을 빌미로 모든 것이 공개된 유리 감옥 속에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쳐요. 그들은 재능으로 평가받고 노력과 열정으로 사랑받아야 하지 누구와 만나고 사귀고 결혼하고 이혼하는 것으로 화제에 오르내리며 주목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연예인의 연애는 그냥 연애일 뿐이에요.

하지만 그런 소음과 참견에 가까운 연예인들의 연애사 중에서 웃음을 짓게 만들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이야 어디까지나 그들 당사자의 내밀한 사정과 이야기가 있는 법이지만, 아주 가끔씩 그것을 대중에게 적합하게 소개하는 방식 그리고 그 기쁨을 서로 공유하는 태도에 감탄하곤 하거든요. 니모와의 결혼을 발표하며 드디어 노총각 대열에서 탈출한 무도의 4번째 유부남. 정준하의 결혼 발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의리와 배려가 넘친, 호감을 대폭발시킨 발표 방식이었어요.
 

   
 
무도의 리얼함은 언제나 그들의 진정성에 있습니다. 가끔은 지나치게 짓궂어 보이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선구자로서의 과도한 책임감,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심 때문에 힘겨워 보이곤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도전, 어떠한 에피소드에서도 그들은 자신들과 함께 긴 시간을 함께 보내왔던 식구 같은 시청자들 앞에서 솔직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라면 참사와도 같았을 실패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도전이란 곧 실패도 감싸 안는 것임을 말해 주었습니다. 소소한 개인사까지도 웃음의 소재로 삼으면서 그냥 평균이하의 형제들과 삶의 일정한 부분을 공유했습니다. 그냥 가족, 무도와 시청자의 관계는 바로 그런 것이었어요.
 
그리고 정준하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를 운운할 정도로 가족의 오랜 고민거리. 동네 바보형 정준하가 드디어 니모와의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노총각 개그맨의 결혼이 주위의 기쁨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 화젯거리를 다루는 방식 자체가 무척이나 신선했다는 것이죠. 그는 이미 결정한 자신의 기쁜 소식이 여타 다른 매체가 아닌 무한도전을 통해 가장 먼저 전달되기를 원했습니다. 파업의 여파로 무려 8주의 기나긴 휴식의 와중에서도 차분하게 정상화를 기다리며 무도 형제들과 함께 장난기 가득한 축하를 받으며 시청자들과 기쁨을 공유하기를 원했던 것이죠.
 
   
 
그러나 이런 바보형의 소박한 기다림은 결국 방송을 통해 전해지지 못했습니다. 일부 언론 매체들을 통해 결혼설이 솔솔 풍겨 나왔고, 끝내는 출연진과 김태호 PD를 비롯한 일부 제작진들과 함께 준비했던 시청자들을 향한 멤버들의 근황 전달 중 결혼 발표 내용만 급하게 편집 없이 내보낼 수밖에 없었죠. 무도로서는 최고의 특종을 놓친 셈이 되었고, 우리는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 특집을 볼 수 없게 되었어요. 무한도전조차 마음대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만든 아쉬운 발표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도리어 그렇기에, 이렇게 기다리고 우회하면서도 그렇게도 고대했던 결혼 소식을 끝까지 무도와 시청자들과의 의리를 지킨 모습은 나름의 감동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렇게나마 오랜만에 모인 7명의 무도 멤버들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무척이나 반가웠고요. 빨리 무도를 보고 싶습니다. 정상적인 토요일 저녁을 그들의 도전을 보며 보내고 싶습니다. 니모와의 러브 스토리를 놀리면서도 축하해주는 장난기 가득한 풀버전의 무도뉴스를 보고 싶습니다. TV도 마음대로 못 보게 하는 세상, 무한도전이 언제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기약이 없는 세상, 확실히 지금 이 나라는 정상이 아니에요.

'사람들의 마음, 시간과 공간을 공부하는 인문학도. 그런 사람이 운영하는 민심이 제일 직접적이고 빠르게 전달되는 장소인 TV속 세상을 말하는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소통하는 통로' - '들까마귀의 통로' raven13.tistory.com

들까마귀  raven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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