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핫한 선수를 꼽으라면 바로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입니다. 한 시대에 함께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선수의 플레이는 화려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최근에는 기록의 사나이로 골을 넣을 때마다, 플레이를 할 때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만큼 두 선수 중에 누가 최고인지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팬 뿐 아니라 주변 동료 선수들까지 논쟁에 가세할 정도입니다. 누가 뭐래도 어쨌든 확실한 것은 축구 하나만큼은 두 선수 모두 지구상에서 가장 잘 하는 선수들이라는 것입니다.

▲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중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합뉴스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데뷔

메시는 13살의 나이에, FC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해 데뷔했습니다. 작은 체구가 콤플렉스이기는 했지만 바르사는 날렵한 몸놀림을 선보인 이 어린 선수를 주목했고 과감한 투자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메시는 16세 때 1군으로 올라섰고, 2005년 5월 1일 알바세테전에서 팀 사상 최연소(17세 10개월 7일) 득점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떠올랐습니다.

호날두는 8살에 아마추어 팀 안도리나에서 뛰다 10살에 지역 클럽팀 나시오날에 입단, 본격적인 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나시오날에서 두 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견인한 호날두는 곧바로 명문팀 스포르팅 리스본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는 스포르팅 유소년 팀에서 기량을 닦다 2001년 정식 경기에 데뷔했습니다.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 그리고 경쟁

두 축구 천재가 걸어온 길은 비슷했습니다. 세계 최고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 이뤄낸 결과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성인팀 경기에 화려하게 데뷔한 메시는 소속팀, 대표팀 할 것 없이 화려한 기량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를 연상시킨다 해서 ‘제2의 마라도나’라는 수식어가 달렸지만 이제는 ‘전설 메시’가 더 어울릴 정도로 거물급 스타플레이어의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FC 바르셀로나의 주축 멤버로 활약한 2006-07 시즌부터 메시의 진가는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리그에서 14골, 시즌 전체 36골을 집어넣으며 쾌조의 성적을 낸 메시는 이듬해인 2007-08 시즌 40경기 16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2008-09 시즌 리그에서 23골, 전체 38골을 넣으며 바르사의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달성에 큰 역할을 해냈습니다. 이 시즌의 맹활약 덕에 메시는 22살의 어린 나이에 발롱도르, FIFA 올해의 선수상, 유럽 올해의 선수상, 베스트 11 등 온갖 개인 상을 휩쓸었습니다.

2009-10 시즌에서 메시는 더 진보했습니다. 53경기에 출전해 47골 14도움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경기당 0.9골을 기록하고 1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낸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2010-11 시즌 역시 이보다 더 나아가 55경기 53골 24도움이라는 괄목할 만 한 성적을 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덕에 FIFA 올해의 선수상도 3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호날두의 커리어도 물론 만만치 않습니다. 18살이었던 2003년 당시 파격적인 이적료(1,240만 파운드, 약 225억원)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것도 맨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등번호 7번을 달고 말입니다.

데뷔 첫 3년동안 호날두는 어린 선수답지 않은 활력 넘치는 플레이로 주목 받았습니다. 많은 골을 넣은 것은 아니었지만 현란한 테크닉에 폭발적인 스피드, 다재다능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맨유의 신성다운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2006-07 시즌 마침내 ‘포텐이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즌에 호날두는 리그 34경기 출장 17골 14도움을 올리며 경기당 1개에 육박하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2007-08 시즌에 마침내 34경기 31골을 기록하며 맨유의 리그 우승, 유럽 챔피언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 활약으로 호날두는 FIFA, UEFA 올해의 선수, 발롱도르 등 모든 상을 휩쓸었습니다. 득점왕 자리에 오른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2008-09 시즌에도 무난한 활약을 펼친 호날두는 2009-10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사상 최고 몸값인 8,000만 파운드(약 1,644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새 둥지를 틀며 성공 시대를 열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시작도 화려했습니다. 2009-10 시즌에 35경기 출전 33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2010-11 시즌에 54경기 53골 기록을 세우며 한 시즌 개인 최다 골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프리메라리가에서만 34경기 출전 40골을 넣으며 메시를 따돌리고 해당 시즌 첫 득점왕을 차지했습니다.

▲ 바르셀로나 FC에서 활약중인 리오넬 메시ⓒ연합뉴스
최고 수준의 스타일, 그래도 차이는 있다?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공격형 윙어에 화려한 발재간과 개인기를 갖고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툭툭 치고 나가다 한순간 돌변해 빠른 드리블로 상대 측면을 헤집고 현란한 개인 기량을 보여주며 득점까지 성공시킵니다. 빠른 상황 판단과 기본적인 축구 지능이 없다면 해낼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홀로 공을 소유하고 있다가 기회가 생겼을 때 지체 없이 슈팅을 해 골을 노리는 선수가 호날두라면 메시는 동료 선수와 상대 선수의 움직임, 위치 등을 재빨리 파악해 자신이 갖고 있는 옵션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팀플레이형 선수라는 것입니다. 물론 각 선수가 갖고 있는 특기도 있습니다. 호날두는 무회전 프리킥이라는 전매특허 기술을 보유해 세계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킥 능력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메시는 위치 선정 능력이 세계 최고이며, 드리블, 스피드, 슈팅 등 3박자를 고루 갖춰 언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를 펼칠 줄 압니다. 2010년 잉글랜드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은 “메시의 움직임은 마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 같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맞대결은 어땠나?

메시, 호날두가 서로 처음 한 경기장에서 만난 것은 2007-08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였습니다. 당시 FC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둘은 화려한 개인기량을 선보이며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결과는 맨유의 1,2차전 합계 승리로 호날두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후 호날두의 맨유는 2007-08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뒀고, 이 당시 활약으로 호날두는 각종 개인상을 휩쓸었습니다.

하지만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반대였습니다. 메시가 활발한 몸놀림으로 맨유 수비진을 휘젓고 다녔을 때 호날두는 시원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우승컵을 놓고 다툰 대결에서 바르셀로나의 완승으로 끝나며 메시는 전년도 패배에 대한 설욕에 성공했습니다.

호날두가 2009-10 시즌에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둘 사이의 맞대결은 더욱 자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세계 최고 더비 매치로 불리는 엘 클라시코에서의 만남이어서 이 둘의 대결은 전세계적으로 더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일단 라 리가에서의 둘의 맞대결에서는 메시가 다소 앞서 있습니다. 첫 맞대결에서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던 메시는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뽑아내고 2-0 완승에 큰 공을 세우며 호날두에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뒤이어 2010-11 시즌에도 메시는 첫 대결에서 2도움을 기록하고 5-0 완승을 도왔습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패널티킥 골을 넣어 동률을 이뤘고, 스페인 국왕컵에서는 호날두가 헤딩 결승골을 넣어 맞대결 첫 승리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메시는 현란한 플레이로 세계 최고 플레이어다운 면모를 과시했고 결국 1,2차전 합계 1승 1무로 결승 진출을 견인했습니다.

국가대표 커리어에서는 호날두가 메시에 다소 앞서있습니다. 호날두는 87경기에 출전해 32골을 넣었으며, 유로2004 준우승, 독일월드컵 4위 등의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반면 메시는 66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했으며,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제외하고는 성인 대표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프랑스 축구 전설‘ 미셸 플라티니는 “메시가 세계 최고 선수가 되려면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대회 같은 국가대표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실제 둘 사이의 국가대표 맞대결에서는 메시가 호날두에 앞서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스위스에서 맞붙어 1골-1도움을 기록한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1골을 넣은 호날두의 포르투갈에 2-1 승리를 거뒀습니다.

세계 최고를 향한 두 선수의 도전, 대결은 앞으로도 10년 가까이 세계 축구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할 것입니다. 누가 최고가 되든 단 하나 중요한 것은 이들의 클래스가 당분간 계속 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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