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규 KBS 사장 ⓒ연합뉴스
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김인규 사장 퇴진' 요구에 KBS 사측이 발칵 뒤집힌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파업 중인 대구MBC노조, 포항MBC노조, KBS 새 노조 대구경북지부와의 인터뷰에서 "KBS와 MBC 구성원들이 희생을 감수하고 공정방송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은 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의 책임인 만큼 본인들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총선 이후 당 차원의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29일 KBS 새 노조 특보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의 발언이 알려진 27일 김인규 사장은 직접 KBS 대구총국장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유승민 의원이 해당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인지 확인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KBS 지역총국을 관리하는 본사 부서에서 대구총국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해서 대구총국 측이 '유승민 의원이 그 발언을 한 게 맞다'고 알렸음에도 김 사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지 직접 총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진위 파악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사장 뿐만 아니라 몇몇 간부들까지 나섰으나, 유승민 의원은 "(퇴진요구를) 번복할 마음이 없다. 내 소신"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MB특보 출신의 '친이'로서 유력한 집권세력으로 꼽히는 '친박'계 핵심 의원의 발언을 예사롭게 넘길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의 '결단 촉구'는 친이라인으로 꼽히는 KBS, MBC 사장에 대한 친박의 본격적 '거리두기'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유승민 의원은 낙하산 사장문제가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MB정부의 문제라고 선을 그은 것"이라며 "김인규, 김재철 사장이 '친이'라인이지 (친박까지 포함한) 새누리당 쪽은 아니라는 게 이번 발언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내에서도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고, 여기에 유승민 의원 본인의 생각이 더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새누리당은 (언론사 파업지지를)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으나, (향후)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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