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54)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언론·방송 분야를 담당하게 됐다. 김 부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코로나19 방역책임론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TBS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는 한편, 서울시 코로나 대유행을 문재인 대통령 탓으로 돌려 논란을 빚었다.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인수위 경제2분과, 과학기술교육분과,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언론·방송 분야를 담당하는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에 김 부시장이 임명됐다.

윤 당선자는 김 부시장 인수위원 선정 이유에 대해 언론·방송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학문적 역량을 쌓고 있고, 방송은 사회적 공기이므로 특정 진영과 이념을 위한 사회적 흉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당선자는 "이러한 김 부시장의 인식이 향후 공영방송이 사회적 공기로서 국민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고, 국민에 즐거움을 선사하고 감동을 주는 언론의 역할을 되찾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진=연합뉴스TV)

김 부시장 발탁은 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 대표의 몫으로 판단된다. 김 부시장은 언론·영상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동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를 겸하고 있다. 김 부시장은 1995년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를 통해 정계에 입문해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 실행위원을 맡았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진심캠프 비서실 팀장을 맡으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연을 맺었다.

▲2013년 안철수 국회의원 후보 수행팀장 ▲2015년 안철수 의원 수석보좌관 ▲2017년 19대 대선 안철수 후보 캠프 비서실 부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까지 안철수 대표 비서실장직을 수행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 대표가 약속한 '서울시 공동운영'의 일환으로 김 부시장이 임명됐다.

김도식 인수위원이 서울시 부시장직을 수행하면서 TBS에 대한 비판으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김 부시장은 지난해 7월 13일 서울시 코로나19 하루확진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자 정부여당과 TBS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김 부시장은 기자단에 '책임 전가 중단하고 책임방역에 힘 모아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을 보냈다.

김 부시장은 해당 글에서 "델타 변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데도 거리두기 완화, 소비 진작 등 섣부른 방안을 내놓은 것은 누구인가"라며 "그동안 대통령께서 무지와 무능도 모자라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인다’면서 긴장의 끈마저 놓았을 때마다 대유행이 반복된 게 사실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부시장은 "청와대와 정부가 과학방역이 아니라 내년 선거를 앞두고 경기부양을 내세운 정치방역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시장은 "여당 대변인과 여당 정치인이 논리를 제공하면, 친여 방송인 등이 좌표를 찍고 강성 지지자들이 온갖 SNS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이미 팩트체크된 거짓말을 퍼뜨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TBS를 비판했다.

김 부시장은 방송인 김어준 씨를 향해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을 사회적 흉기로 사용함으로써 민주주의 근간인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반언론 행위마저 자행하고 있다"며 "언론 및 언론인 윤리의 최저선마저 파괴한 이런 편향은 즉각 사라져야 한다. 편향을 넘어 가짜뉴스를 재생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강택 TBS 대표를 향해서는 "진실과 공정성을 추구하는 공영방송 만들기에 스스로 역할을 할 때"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서울시 고위관계자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코로나 확산 상황을 남 탓으로 돌리는 입장을 밝혀 시울시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더욱 오세훈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영업시간 규제 완화 등을 주장한 바 있어 논란이 증폭됐다. 결국 김 부시장은 기자단에게 입장을 배포한 지 1시간 30분 만에 다시 입장을 내어 "시 내부에서 정리된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입장임을 감안해주시기 바란다"고 수습에 나섰다.

해당 사태 직후 오세훈 시장은 취임 100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김 부시장 발언을 공식 사과했다. 오 시장은 "정무부시장의 돌출발언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란 위기 상황에서 공직자가 상대의 탓을 하는 것은 부적절한 언행이다. 시민 여러분께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강하게 질책했다"고 밝혔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SBS)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로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됐다. 박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고있다. 윤 당선자는 "박 의원은 방송통신분야에 대한 애정과 식견이 깊다"며 "오랫동안 국회 상임위에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인수위에서 간사 역할을 맡아 새 정부의 과학기술 강국 건설 공약을 구체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국민소통본부장직을 수행하면서 '댓글 작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1월 국민의힘 국민소통본부는 전국 청년간담회에서 당에 유리한 포털 기사와 댓글을 클릭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작업'을 당부했다.

당시 박 의원은 "SNS 전쟁은 손가락 혁명군에 의해 좌우된다"며 ▲하루 세 번씩 10개 기사를 클릭해 '좋아요' '싫어요' 공감 표시 ▲'윤석열' 검색 기사를 클릭 ▲오전 10시 30분~12시, 오후 4시 30분~6시에 기사 클릭 ▲댓글란 '순공감순'에서 국민의힘에 좋은 건 '좋아요', 나쁜 건 '싫어요' 표시 등을 청년들에게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이 공개한 여론조작 방지 프로그램 '크라켄'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좌표찍기'여서 논란이 증폭됐다.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은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원 전 논설위원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캠프 대변인으로 직행해 '폴리널리스트'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SBS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그가 방송에서 쏟아냈던 말은 결국 정치권을 향한 구애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떠나는 선배를 예우하고, 제2의 인생을 응원했으나 돌아온 건 실망과 부끄러움"이라고 비판했다.

윤 당선자는 "원 전 논설위원은 기자출신으로 32년간 언론계에 몸담아오며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왔다"며 "좌우 이념을 가리지 않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도 대변인을 맡아 촌철살인 논평으로 국민의 공감을 받아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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