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에 부는 여풍이 매우 거세다. 항상 남자들끼리 우승을 다투던 결승 무대는 더 이상 남자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그 첫 테이프를 끊은 장본인은 위대한 탄생2의 배수정. 위대한 탄생2는 시즌3을 기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몰락한 오디션이 됐지만 여성 최초로 오디션 결승에 오른 배수정에 대한 관심은 결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뿐 아니다. 현재 톱7까지 추려진 K팝스타의 경우는 위대한 탄생보다 훨씬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현재 톱7 중 남자는 절반이 조금 부족한 3명. 이조차 이번 일요일 생방송을 통해서 4대2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생방송이 시작된 이후로 거침없이 독주를 하고 있는 이하이를 비롯해서 지금까지 우승후보로 꼽히는 대상이 거의 여자들이다.

결국 K팝스타는 이하이, 박지민, 이미쉘 그리고 백아연 중 우승자가 나올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사전투표에서는 이하이가 계속해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아무래도 이하이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편이다.

슈퍼스타K에 이어 엠넷이 야심차게 선보인 보이스 코리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아직 생방송까지는 시간이 좀 더 남았기에 다소 거친 예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도 여풍은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요아리(강미진)과 이소정은 예선에 이어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는 배틀 라운드에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오디션 3개가 모두 결승에 여자가 포함되거나 더 극적으로 여자들끼리 결승을 벌이는 풍경이 그려질 수도 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오디션 우승자들인 서인국, 허각, 백청강 등이 현재 오디션 강자들인 배수정, 이하이, 이소정 등과 대결을 벌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게 된다.

현재의 문자투표 비율이라면 지금까지의 오디션 우승자들은 결코 쉽게 현재의 여성 파워를 꺾지는 못할 것이다. 전적으로 그렇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쨌든 문자투표가 이들을 오디션 우승자로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K팝스타처럼 심사위원의 점수가 절대적으로 적용되는 시스템이라면 더욱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이스 코리아 또한 K팝스타보다 코치에게 더 절대적인 권한을 주고 있어 현재 여풍의 주인공들과 과거 오디션 남자 우승자들끼리 예선을 함께 치른다면 결과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의 근본원인은 전보다 더 뛰어난 여성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때문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와 동시에 심사의 중심이 문자투표에서 전문가 단위로 넘겨진 것도 아주 크게 작용했음도 분명하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문자투표수도 같이 줄어들었는데, 전보다 흥행은 덜 됐을지는 몰라도 공정성에 대한 시비도 그만큼 줄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로 봐야 할 것이다. 나머지 흥행에 대한 개발은 제작자들이 고민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지금 거세게 불고 있는 여풍은 단지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일단은 다음 주 위대한 탄생2의 우승 면류관을 누가 쓰는가를 먼저 확인하고 난 뒤 K팝스타 결승은 또 어떻게 흘러갈지 기다려 볼 일이다. 그러면서 K팝스타에서 혹은 보이스 코리아에서 최초로 여여결승이 실현될지에 초점을 맞춰 지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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