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친서민 행보를 타사보다 유난히 강조하면서도 정작 불법 선거운동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등 편파보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4일째 총파업을 진행중인 MBC노동조합(위원장 정영하)은 23일 발행한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전하며 "벌써 대통령급 대우를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박근혜 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진행하는 민생행보를 2월 14일(감동인물찾기 프로젝트), 2월 29일(충북 탐방), 3월 2일(강릉 탐방), 3월 19일(인천 탐방), 3월 20일(경남 탐방), 3월 22일(경기도 탐방) 등 수 차례에 걸쳐 박 위원장의 행보와 발언을 상세히 보도했다.

▲ 총선을 앞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민생행보를 다룬 MBC 뉴스데스크 22일(경기도 탐방), 20일(경남 탐방), 19일(인천 탐방), 2일(강릉 탐방) 보도 캡처.

"박 위원장은 경남 진주와 창원을 잇따라 방문해 시장상인, 서민들의 고충을 들었다"(3월20일) "박 위원장은 카드수수료 대책을 내놓았는데 앞으로 계속 챙기겠다며 상인들의 고충을 들었다"(3월 19일) "지역주민 대표들과 만나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지역발전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3월2일) 등 내용은 엇비슷하다.

SBS <8뉴스>의 경우 '경기 지역 지원에 나선 박근혜 비대위원장' '경남지역 지원활동에 나선 박근혜 위원장' 정도의 표현만을 사용하며, 민생 행보를 MBC처럼 상세히 전달하지는 않았다. 이를 놓고 MBC의 한 기자는 "SBS뉴스가 공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MBC보다 덜 편파적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민실위는 전했다.

반면, 박근혜 위원장의 불법선거운동 논란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진 '박근혜-손수조 카퍼레이드'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이 야권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해, 손수조 후보를 지원했다"고만 언급할 뿐 선거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민실위는 "많은 시청자들이 <뉴스데스크>에 나왔던 화면을 근거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선관위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뉴스데스크>는 이 논란을 다뤘어야 맞다"며 "논란을 시청자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해야 공정한 보도"라고 밝혔다.

또, 민실위 측에서 확인한 결과 "애초 부산MBC가 본사로 송출한 화면을 보면 뻥 뚫린 차도 위에서 승합차가 앞으로 진행하고, 박 위원장과 손 후보는 양쪽 길가쪽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며 "지지자가 몰려 차량 진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잠시 인사를 한 것일 뿐이라는 박 위원장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데스크>는 이달곤 청와대 수석 문자메시지, 이봉화 공천 취소 등 청와대 공천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MBC보도국 정치부는 "편향된 시각의 보고서"라며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23일 MBC 보도국 정치부는 "(민실위는) 비교대상으로 SBS기사를 들고 있는데, 우리 정치부의 현실이 (파업으로 인해) 취재인력부족으로 타사처럼 어느 주제를 잡아 아이템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현장취재인력도 없고 그림만 받아 리포트하는 현실에서 당대표격이고 단독 선대위원장인 박 위원장의 동정을 소개할 수밖에 없고 또 자세히 보도하는 게 상식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카퍼레이드 선거법 위반 논란 관련해서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선관위의 유권해석대로라면 메인뉴스에서 다룰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며 "일부 언론은 박원순 시장과 문재인 상임고문도 차량을 이용한 손 흔들기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있었다고 보도했지만, 우리는 이도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공천개입 논란 관련해서도 "몇 명 안 되는 기자로 내밀한 취재를 할 여력이 없다"며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박영선 취고위원이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고 (MBC측은)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구인지 의혹이 가는 인물들이 있으나 이 역시 취재 여력이 없어 구체적으로 다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MBC는 민실위 보고서에 대해 "어느 기자의 지적처럼 "다리 부러뜨려 놓고 왜 절룩거리나?'하고 질타하는 모습"이라며 "파업 이전부터 노조나 민실위가 여러 차례 왜곡된 사례들을 내놓아도 후배들의 열정과 순기능을 감안해 대응하지 않았지만, 왜곡된 사실을 구성원들이 마치 사실인양 생각하는 측면이 있어 적극 해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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