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뉴스타파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와 관련해 이른바 '메신저 공격'에 나서고 있다. '김만배-언론노조-뉴스타파'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감싸기 위해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만배 씨 증언을 토대로 '대장동 그분' '이재명의 사업방침' 등을 주장해왔다. 또한 김만배 씨가 이재명 후보를 감싸기 위해 신학림 전 위원장을 만났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인맥을 활용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 대출사건 무마가 성사됐다는 당사자 발언으로 대장동 의혹의 양상이 바뀌는 모양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뉴스타파는 6일 오후 김만배 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박영수 전 국정농단사건 특별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고 밝힌 음성파일을 보도했다. 두 사람의 대화 시점은 지난해 9월 15일로 이 시기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김만배 씨의 실명은 물론 박영수 전 특검,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관련성 등은 드러나지 않았다.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 물어보는 질문에 다 협조하면 된다'고 했다"며 "조우형이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 주임검사가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을 했다"고 했다.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위원장의 대화는 남욱 변호사 진술과 일치한다. '조우형을 본 적도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기존 주장과도 배치되는 내용이다. (관련기사▶[김만배 음성파일]“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국민의힘은 보도 전후로 뉴스타파에 대한 법적조치 예고와 함께 메신저 공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타파 보도에 앞선 6일 오전 윤석열 후보는 경기 의정부 유세에서 돌연 언론노조를 '민주당 정권 전위대'라고 비난하며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보도 후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뉴스타파 보도에서 김만배가 기를 쓰고 이재명 후보를 보호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인이 공범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7일 이 수석대변인은 재차 "김만배의 녹취 시점은 작년 9월 15일이다. 그 무렵은 김만배가 화천대유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는 보도와 철저히 수사하라는 여론이 들끓을 때"라며 "김만배는 이때 ‘수사를 무마’하고 ‘이재명 후보를 방어’하기 위한 거짓말을 한 것이다. 법의 심판을 피하려는 김만배와 편향된 신학림 사이 녹취록은 객관성이 없다"고 했다.

같은 날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페이스북에 "수사망이 좁혀지고 구속위기에 처하자 이재명을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던 김만배와,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인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뉴스타파의 삼각 작업에 의한 합작품"이라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김만배 구속되기 전 자신편끼리끼리 녹음하며 짜고친 고스톱.(중략)공작의 향기"이라며 "연령 성별 맞춘 '댓글' 조작까지 딱 걸렸다. 고발 들어간다"고 했다. 네이버 포털에 걸린 뉴스타파 기사의 댓글 비율이 남녀, 30대와 50대에서 비등하게 나타난 점을 고발의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9월 1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대화를 하며 작성한 기록. 뉴스타파 3월 6일 <[김만배 음성파일]“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갈무리

그러나 국민의힘은 그동안 김만배 씨 발언을 근거로 '대장동 그분은 이재명' '대장동은 이재명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동아일보의 <김만배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 전언 보도 이후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그분'으로 특정해 공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한국일보 보도로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현직 대법관'으로 특정됐다.

지난 1월 10일 열린 대장동 사건 첫 재판에서 김만배 씨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시장이 지시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공보단은 "'이재명 지시'라는 표현은 틀린 표현으로 '성남시 공식 방침'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며 '이재명 지시'등의 표현을 인용한 기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 방침을 세웠다.

그러자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억지 주장이고 궤변이자, 언론에 대한 명백한 겁박이고 보도지침"이라며 "전두환 보도지침을 연상하게 한다"고 날을 세웠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당시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언론을 겁박했다. 조금 있으면 국민에게도 도끼눈을 뜰 기세”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을 뉴스타파 보도에 대한 반응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일종의 내로남불로 평가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후보의 유세 발언에 대해 최경영 KBS 기자는 7일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흥미로운 것은 윤석열 후보가 의정부 유세에서 한 말"이라며 "(뉴스타파)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하고, 언론인들의 노동조합을 민주당 정권이 앞세워 못된 짓 하는 첨병이라고 갑자기 유세현장에서 연설을 했다? 속 보이는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방송에서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왜 김만배 씨는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이런 얘기를 하느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신학림)전 언론노조 위원장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기자였다"며 "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과거 (김만배와)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언론노조가 문제가 아니다. 어쨌든 가까운 사람에게 얘기했다는 차원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하 평론가는 "최소한 김만배 씨 주장이 남욱 진술 등 다른 내용에 의해 퍼즐이 맞춰지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주장처럼) '100% 신뢰할 수 없다' 그렇게만 접근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김민하 평론가는 "이게 공범 이재명 후보를 보호하기 위한 거라면 검찰 등에 얘기를 해야 한다"면서 "신학림 전 위원장이 영향력 있는 정권 주요인사도 아니고, (김만배 씨가)뭐하러 거기다 그런 얘기를 하겠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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