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KBS 새 노조의 '김인규 퇴진 총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이 프로그램에 복귀할 수 없도록 방침을 마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이상호 아나운서(왼쪽)가 진행을 맡았던 KBS <세상은 넓다> 홈페이지 캡처

KBS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다음날인 7일 마련한 'KBS본부 노조 불법파업 대응지침'에서 "파업으로 인한 방송진행자의 교체는 불가하며, 해당자의 파업 참여로 부득이 임시교체될 경우 해당자는 향후 동일 프로그램 진행에 투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제로 <세상은 넓다> 진행을 맡았던 이상호 아나운서가 최근 '진행자 교체' 방침을 통보받았다. 새 노조에는 <명작 스캔들> 최원정 아나운서, <인간극장> 홍소연 아나운서 등이 포함돼 있어 이들의 피해도 조만간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KBS 사측은 KBS 새 노조가 2010년 7월 총파업을 종료한 직후 주말 <뉴스9>의 김윤지 아나운서 등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켜 '치졸한 보복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새 노조 아나운서실 중앙위원인 박노원 아나운서는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상호 아나운서가 '이번주 내 복귀 안하면 파업 후에도 복귀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최원정 아나운서 등 다른 아나운서 조합원들에게도 피해가 번질 개연성이 있다"며 "파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아나운서를 교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노원 아나운서는 "지난해 12월에 KBS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진행했는데, 당시 아나운서 조합원들이 전원 파업 참여했음에도 끝난 이후에 전원 복귀했었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파업 중인 새 노조 아나운서들이 7월 런던올림픽에도 참가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재후 아나운서, 최승돈 아나운서, 김현태 아나운서가 7월 런던올림픽 취재에 참가 신청을 했으나 이를 불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7월 런던올림픽에 참가할 사람들은 미리 AD 카드를 받아야 한다. IOC 규정에 따라 자필로 의사표시를 한 사람에게만 AD카드를 발급해주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못가게 한 게 아니라 본인들이 신청을 안해서 못가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노원 아나운서(새 노조 중앙위원)는 "(7월 런던올림픽과 관련해) 아나운서들보다 더 많은 새 노조 기자, PD들이 참가신청을 했지만 아나운서를 제외한 이들은 전부 AD 카드를 발급받았다"며 "새 노조 소속 아나운서가 소수이기도 하고, 상징적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유독 아나운서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올림픽 개막은 7월에 하고, 파업과도 무관한데 미래에 있을 일마저 불이익을 주려는 저열한 행태"라며 "런던올림픽 뿐만 아니라 가을개편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것을 각오하라는 암시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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