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주요 보수언론 지면에 정부 방역지침을 비웃는 수천명 규모의 꼼수 집회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홍보하는 광고가 실렸다.

3일 조선·중앙·동아일보 지면에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가 후원계좌를 열고 주최하는 '유권자 단일화를 위한 기도회' 광고가 게재됐다. 주최측은 해당 기도회에 140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다고 주장했다. 참여 단체들은 소위 극우·개신교 단체들이다. 이들은 "금주 토요일(3월 5일) 낮 12시 광화문 이승만광장에서 1천만 국민기도회를 다시 개최한다"며 "이것이 주사파를 정리하고 자유통일을 이루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홍보했다.

3일 조선·중앙·동아일보 지면에는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가 주최하는 '유권자 단일화를 위한 기도회' 광고가 실렸다.

해당 집회는 앞서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1천만 국민대회'의 연장선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청계광장 일대는 수천명의 인파로 통행이 마비됐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종로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선거 유세 명목으로 자리를 마련해 기도회를 병행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상 종교행사는 최대 299명까지 허용된다. 반면 선거운동은 인원 제한이 없어 대규모 인원이 모여도 합법이다. 이날 모인 인파는 경찰 추산 7천여명에 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마스크를 내리거나 음식을 나눠 먹었다.

전광훈 목사가 선거유세와 기도회를 결합한 대규모 '변칙 집회' '꼼수 집회'를 열었다는 언론비판이 이어졌다. 경찰 1500명이 투입됐지만 집회 성격이 모호해 제재가 이뤄지지 못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집회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는 5일 광화문 기도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일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불법 집회를 의심받는 행사를 주요 보수언론이 홍보해 준 셈이다.

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혁명당 및 광화문1천만국민기도회 관계자 등이 3·1절 1천만 기도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조선일보 지면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부정선거 음모론' 광고가 실렸다. 해당 광고는 황 전 대표가 유튜브 채널 '황교안TV'를 통해 공개한 부정선거 특집 다큐 '간큰 이야기'를 홍보하는 내용이다. '간큰 야야기'는 중국 공산당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연결 짓고 있다.

박주현 변호사는 해당 다큐에서 TV조선이 자신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관해 협업하다 보도를 막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그 친구와 5~7시간 작업했다. 기자가 열심히 촬영을 했다"며 "그런데 하다보니 너무 큰일날 것 같으니까 위에서 무섭다고 덮어버렸다. 흐지부지됐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가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더해 자사 비방영상을 홍보한 셈이다.

또 이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광고도 실렸다. 고영주 변호사(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가 당대표로 있는 자유민주당이 낸 광고로 이들은 '문재인 종북좌파 정권 척결'을 내걸고 사전투표를 촉구했다. 해당 광고에서 '사회주의 독재 베네수엘라, 주인 노예화·세습독재 북한, 종이 조각 평화협정을 믿은 우크라이나 사태 보세요', '부패·무능·거짓·안보 왜곡 종북좌파 정권을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 등의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3일 유튜브채널 '황교안TV'의 부정선거 특집 다큐 '간큰이야기'의 광고를 지면에 실었다

한편 이날 중앙일보는 이번 대선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를 유도하는 의견광고를 게재해 선거기사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결정을 받은 사실을 공지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1월 26일 31면에 자유민주당 광고 <국민여러분, '공정과 자유의 나라'와 '전과4범이 대통령인 나라' 중 무엇을 원하십니까>를 게재해 공직선거법과 선거기사심의기준 규정을 위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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