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대선을 9일 앞둔 시점에서 정치원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여야 대선 후보들에 대해 우려되는 지점을 밝혔다.

윤 전 장관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고 쉽고 간결하게 말하는 설득 능력이 있지만 성과주의 스타일이라서 잘못하면 과정의 민주화를 소홀히 하게 될 기질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대통령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몇 달 안 됐기에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추후 국정운영 할 때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며 “현재 본인이 얼마나 힘들어질지 잘 모르는 거 같은데 대통령이 된다면 사적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전문가를 제대로 등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북 포항시청 앞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강원 동해시청 앞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명 ‘비호감 대선’이라 불리는 이번 선거를 두고 윤 전 장관은 ‘삼무선거’라는 평에 공감했다. 윤 전 장관은 “국정철학, 시대정신, 미래정신이 없는 선거라고들 하던데 지금 시대상황을 보면 말이 안 되는 현상”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전환기를 앞두고 메타버스가 상징하는 새로운 차원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같은 평면 위에서 권력을 놓고 수십 년째 반복해서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여론조사 종사자들도 판세를 모르겠다고 하던데 대세를 잡을 만한 세력도 인물도 없으니 판세를 분석할 수 없다”며 “국가 지도자들은 일상에 매몰된 국민들에게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얘기를 해줘야하는데 국민과 같은 눈높이와 폭을 갖고 있으니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 결렬에 대해 윤 전 장관은 “어제 윤석열 후보가 기자회견에 나와 협상 과정을 소상하게 공개하더라. 이는 협상을 안 하겠다는 의미와 마찬가지”라며 “말은 앞으로 (단일화)하겠다고 했으나 후보자 자신이 협상 과정을 소상하게 전하는 걸 보면 그렇게 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의 경우 또 물러나면 ‘또철수’라는 이름이 굳어버릴 거라는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며 “또철수 말을 듣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야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두 후보의 책임공방에 대해 “나중에 정권교체 실패했을 때 자신한테 비난이 돌아오는 걸 막으려고 두 후보가 열심히 방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협상에서 안 후보 쪽 제안을 모두 수용했으나 안 후보 쪽이 돌연 판을 깨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후보 측은 “오늘 (윤 후보) 회견으로 책임 회피를 위해서는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주었다”고 즉각 반박했다.

윤 전 장관은 '정권교체'를 외치며 제각기 분투하는 후보들의 모습을 보며 "누가 당선되든지 통합정부를 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앞으로 들어서는 정부는 통합정부나 연립정부로 가지 않고서는 국정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처럼 다수의석을 믿고 밀어붙이는 식으로 했다가는 총선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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