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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호' 방통위, '정치·산업적 편향' 극복해야[기획-방통위 정책과제] 방통위 독립성·공공성 '빨간불' 우려
서정은 기자 | 승인 2008.04.17 10:35

<미디어스>가 지난 2~10일 방통융합과 관련한 전문가·실무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대 방통위원회 정책과제 진단' 설문조사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 32명 가운데 72%(23명)가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성과 미디어 공공성 확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자격과 자질, 18대 총선 결과에 따른 정치적 환경의 변화, 현 정부의 산업적 편향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응답자들의 절반이 넘은 53%가 "초대 방통위에서 정치적 독립성과 미디어 공공성을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19%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무엇보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 전문성 논란까지 빚고 있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미디어의 산업적 진흥과 규제 완화'를 핵심 과제로 밝혔기 때문이다. 

'미디어스 설문' 응답자 72% "방통위 정치적 독립성·공공성 '우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물론 언론계 안팎의 반발을 의식한 듯 최 위원장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익성은 흔들림없이 지켜야 할 가치"라고 강조하기도 했으나 실제로 방통위의 중심적인 정체성과 역할로 상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기대와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최시중 위원장에 대해 "방송과 통신, 특히 융합 분야를 총괄하기에 전문성이 상당히 낮다"고 평가한 한 응답자는 "과거 정치적 행보와 현재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미디어의 공공성보다는 각종 규제 철폐를 통한 미디어 산업성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른 한 응답자도 "독립성이 생명인 방통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최측근 정치참모를 임명한 것부터가 방송을 좌우하겠다는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며 "최씨는 일생의 경력을 통해 봐도 미디어 융합시대의 방통위를 이끌어갈 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특정 신문사 출신으로 매우 민감한 신문·방송 겸영 문제에서 신문쪽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응답자도 "최 위원장이 공익적 신념과 전문성이 없고 대통령의 최측근이므로 독립성을 거의 지켜내지 못할 것으로 본다. 대체로 이명박 정부나 동아일보 인맥에 정책 결정이 좌우될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대통령 최측근 최시중 위원장 인선, 방송 좌우하려는 정치적 의도 의심"

방통위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인 환경도 이같은 전망과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9일 실시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만큼 방통위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들이 대통령의 의중과 한나라당의 입맛대로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응답자는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라 할 수 있는 최시중 위원장이 결코 대통령의 의중을 무시하고 중립성과 공공성을 우선시 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으리라 보지 않는다"며 "최 위원장이 방송통신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라면 합리적 정책 추진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파당적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이 곧 제대로 된 정책이라는 판단을 하기 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방통위의 직제 구성과 위원 면면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들이 많았다. 한 응답자는 "최시중 위원장과 정치권을 일정하게 견제할 세력이 방통위 내부에 존재하지 않으면서 현 정부와 여당이 방송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으로 경도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 초대 방통위원들이 지난 3월 26일 현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미디어스 정영은  
 
다른 한 응답자도 "방통위원장은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이고 전문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정치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른 필요나 주문에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부의 다른 위원들의 적절한 견제와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입장 표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각종 규제 철폐를 통해 미디어 산업성에 치중할 듯"

또 다른 응답자는 "현재 실질적으로 가시화된 정책이 없는 만큼 단정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명박 정부의 기조, 지나치게 융합 영역에 집중된 방통위 직제는 산업진흥 일변도의 정책을 예견하게 만든다. 미디어 공공성 논의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초대 방통위가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면서 미디어 공공성을 구현할 수 있다고 응답한 15.5%(5명) 가운데는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감시, 시민사회의 정치적 성숙으로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최 위원장 개인적으로 정치적 독립이나 중립을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으나 일단 정치적 편향성을 가질 때 상당한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전망도 있었다. 

기대감을 드러낸 한 응답자는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면서 미디어 공공성을 구현하는 일이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지만 새 정부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다른 응답자도 "공공성이 강조되는 '방송'과 산업성이 강조돼 왔던 '통신'의 융합을 관장하는 기관인 만큼 미디어의 공익적 가치 훼손을 최소화 하는 범위에서 산업 활성화를 추구해 가야한다"며 "신임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및 임직원들이 초기에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극복하고 차차 모범적인 답안들을 제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시중 위원장과 정치권 견제할 방통위 내부 세력 없어"

한편 '최시중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성과 미디어 공공성 확보를 우려한 응답자들은 초대 방통위가 산업적 진흥과 미디어 공공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철저한 감시와 견제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 응답자는 "방통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산업적 편향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났고 현 정부 통치의 효율성을 고려해 정치적 역할을 해 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임명했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고 우려하면서 "학계나 시민단체, 노조, 현업단체 등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공성 구현을 위해 방통위의 역할 뿐만 아니라 언론과 정치권 전반의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고민과 제안, 정책결정기구의 개방적 태도가 전제되는 새로운 역학관계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내·외부의 철저한 감시·견제 필수"

또한 방통위 내부에서도 구성원들이 정치적 독립성과 미디어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응답자는 "방통위의 정치적 독립성은 정권과 정치권의 의지에 달린 사안이라 우선 정치권의 절제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미디어 공공성이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방통위 구성원들의 확고한 인식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구체적인 방법으로 "방통위 정책 활동의 철저한 공개주의와 옴부즈만 같은 보완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나 "미디어의 공공성·공익성 개념의 재정립과 확보 방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따끔한 충고는 유의미하게 새겨볼 대목이다.

'초대 방통위 정책과제 진단' 설문조사 응답자 명단 (총 32명 가나다순)

강상현(한국언론정보학회장) 강혜란(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권혁남(한국언론학회장) 김경호(한국기자협회장) 김국진(미디어미래연구소장) 김명준(미디액트 소장) 김성수(온미디어 대표) 김서중(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김영호(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노영란(매비우스 사무국장) 박원석(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박흥석(지역방송협회 공동회장·광주방송 사장) 서영길(TU미디어 사장) 최상재(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신종원(YMCA 시민중계실장) 신태섭(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양문석(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양승동(한국PD연합회장) 엄기영(MBC 사장) 오지철(전 케이블TV협회장) 유세준(케이블TV협회장) 유재천(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 윤석암(tvN 대표) 이몽룡(스카이라이프 사장) 이영훈(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 이창형(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임정환(방송기자연합회장) 전응휘(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 최문순(통합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 최민희(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표완수(YTN 사장) 한진만(한국방송학회장)

서정은 기자  pund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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