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조의 총파업으로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의 기사량이 급감한 가운데, 뉴시스가 연합뉴스의 주요 고객 가운데 하나인 언론사 측에 "뉴시스 콘텐츠를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 뉴시스가 연합뉴스 총파업 이후 각 언론사 측에 보낸 공문

연합뉴스 노조는 "박정찬 현 사장 체제에서는 공정보도가 불가능하다"며 1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총파업 돌입 이후 연합뉴스 기사량은 절반 이하로 급감했으며, 단독 기사 역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뉴시스는 연합뉴스 총파업 돌입 이후 각 언론사 측에 보낸 공문에서 "15일 오전 6시를 기해 국내 일부 뉴스통신사가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상당수 신문과 방송사가 제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는 언론의 사명과 독자들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뉴시스 콘텐츠를 한시적으로 무상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문에서 뉴시스는 "(연합뉴스의 총파업으로 인해) 본사에도 기사와 사진 등 뉴스콘텐츠의 사용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무료 지원 콘텐츠는 뉴시스 300여명의 기자가 취재한 기사와 사진, 영상(연예문화)"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로이터ㆍAPㆍ신화사ㆍ비즈니스와이어 등 해외통신사들의 기사와 사진은 뉴시스와 해당 통신사간 배포ㆍ전재 계약 조건상 무상 사용할 수 없음을 양지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시스의 '파격적' 제안에 국민일보, 서울신문, 울산매일, 부산일보 등이 계약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의 고객 중 한 곳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연합뉴스가 주관통신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의식에 따라 뉴시스와의 계약 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방송사들에 이어 국가기간통신사까지 '공정보도'를 외치며 힘겹게 거리투쟁에 나섰는데, 같은 언론계 동료로서 돕지는 못할 망정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뉴시스는 공영 언론들의 사상 초유의 동시 파업 상황을 다룬 5일자 기사에서 제목을 <MBCㆍKBSㆍ연합뉴스...미디어 공룡들, 파업 돌림병>이라고 뽑은 바 있기도 하다.

그러나, 뉴시스 측은 "연합 총파업을 틈타 본격 영업에 나선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뉴시스 관계자는 20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연합뉴스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후, 연합뉴스 기사에 많이 의존해 왔던 언론사들이 뉴시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재배포하는 사례를 많이 발견했다. 기사 관련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해서, 내부 회의를 거쳐 '콘텐츠 보호' 차원에서 콘텐츠를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하기로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상도의에 어긋났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도 "한 쪽이 서비스를 못하게 되면 (다른 쪽이) 상대적 수혜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며 "그러나 우리는 남의 불행을 우리의 행복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다. 콘텐츠 보호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무상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입장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제휴를 맺었던 언론사들도 곧바로 계약해지하고 우리에게 올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파업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제공할 테니, 이번 기회에 한 번 시범 서비스를 받아보라는 것"이라며 "(연합 총파업 이후) 중앙 언론사 5곳과 지역 언론사 1곳에 콘텐츠를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