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성남시의회 로비 정황이 JTBC를 통해 보도됐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었던 전직 시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2억 원을 전달받았다는 내용이다.

JTBC '뉴스룸'은 24일 <[단독]"잘 챙겨드려야" 녹취 곳곳 '성남시의회' 로비 정황>에서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가 담긴 '대장동 녹취록'과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 자료 곳곳에 전직 성남시의회 의원 이름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50억 클럽' 외에도 돈을 약속받은 시의원이 등장한다는 내용이다.

JTBC '뉴스룸' 2월 24일 <[단독] "잘 챙겨드려야" 녹취 곳곳 '성남시의회' 로비 정황> 보도화면 갈무리

JTBC는 2020년 3월 김만배 씨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A 의원에게 5억 원"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고, 확인 결과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시원의이던 A 씨가 실제 김만배 씨로부터 2억원을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사자들은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만배 씨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에서 "A 전 의원이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생활이 어렵다고 해 돈을 빌려줬다"며 "차용증을 썼고, 돈을 돌려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A 전 의원은 JTBC에 "김 씨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들어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며 "돈은 수표로 받았고 대출을 갚는 데 다 썼다"고 말했다.

김만배 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성남시의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해 11월 김만배 씨 등 대장동 핵심 인물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김만배 씨가 성남시의원을 상대로 활발한 로비를 벌였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에서 성남시의회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18일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구속됐다. 최 전 의장은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운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현재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근무 중인 최 전 의장은 김만배 씨 등으로부터 성과급 40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도 받는다. 최 전 의장은 2010~2012년 성남시의회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고, 2012년 7월에 의장으로 선출됐다. 의장 선출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지내다 민주당으로 소속을 옮겼다.

JTBC는 "2013년 2월 이 조례안이 통과됐고,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이 시작된다"며 "조례안이 통과된 직후인 2013년 3월 김만배 씨는 'A의원이 고생을 많이 했다', '나중에 잘 챙겨드려야 한다'고 말한다.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던 A 의원은 당론을 어기면서까지 조례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25일 기사 <[단독]남욱 “대장동 사업은 4000억짜리 도둑질, 완벽하게 하자”>에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이 사업 공모 전 이미 "(대장동 사업은)4000억원 짜리 도둑질"이라고 말하는 내용 등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24일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2월 25일 <[단독]남욱 “대장동 사업은 4000억짜리 도둑질, 완벽하게 하자”>

대장동 개발 사업은 민관합동개발이 결정되기 전부터 여러 부침을 겪었다. 2004년 이대엽 성남시장(한나라당 소속) 시절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 땅에 신도시 개발 계획을 세웠지만 계획이 유출돼 땅 투기를 한 공무원 22명이 입건되면서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이후 LH가 공영개발을 재추진했으나 사업을 포기하면서 민간사업자들이 들어섰다. 이 때 민간사업자가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소속 신영수 의원의 친동생, 전직 LH본부장 등에 뇌물을 뿌린 '대장동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재차 표류했다.

2010년 10월 이재명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은 공공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성남시는 지방채를 발행해 100%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2011년 11월 한나라당 과반의 성남시의회는 사업 실패 시 위험부담을 이유로 지방채 발행 계획을 부결시켰다. 한나라당은 대장동 민영개발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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