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정치공학적으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동아일보·중앙일보 등 보수신문은 두 후보가 비전·정책에 대한 논의 없이 경선방식을 둘러싼 갈등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두 당이 단일화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대선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단일화 경선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일화 경선과 동일한 방식으로 단일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두 당은 지방선거 때 1600명에게 적합도와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단일 후보를 결정했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윤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조항’이 없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안철수 후보가 양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동아일보·중앙일보는 두 후보가 국정운영 비전·정책 논의는 뒤로한 채 경선방식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安, 尹에 단일화 제안… 다짜고짜 경선방식 신경전부터 하나>에서 “(두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첫발을 뗀 당일부터 경선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며 “야권후보 단일화는 단순한 산술적 영역이 아니다. 단일화 논의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역풍을 맞는다”고 했다.

두 후보가 단일화 경선방식 논의에 앞서 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단일화 논의는 정권교체의 마중물일 뿐”이라면서 “진정한 정권교체라면 새로운 정치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윤, 안 후보는 함께 할 국정운영의 비전·정책부터 가다듬어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경선 룰을 놓고 서로 압박하는 치킨게임만 계속한다면 제 잇속만 챙기려는 구태 정치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윤·안 단일화, 국정 비전·철학부터 합의해야>에서 “당선만을 목표로 한 정치공학적인 이벤트성 단일화로는 당선이 보장되지도 않을뿐더러 단일화 이후에도 적잖은 부작용을 드러내 온 게 지난 역사의 교훈”이라고 썼다.

중앙일보는 “단일화 논의에 앞서 바람직한 국정운영 방향과 비전에 대한 철학부터 합의해야 한다”며 “어떤 정책들을 공유하는지, 집권하면 어떻게 정권을 공동으로 운영할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밀실에서 대선후보와 총리 자리를 교환하는 나눠먹기식 단일화 협상을 한다면 여론의 몰매를 맞고 공멸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유세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단일화 논의 과정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겨레는 사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논의, ‘가치·정책 공유’ 우선돼야>에서 “오직 선거 승리만을 위한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며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지 않는 단일화는 ‘권력 나눠 먹기’일 뿐이다. 두 후보 모두 정권교체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목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한겨레는 “단일화를 통해 추구하는 비전과 정책이 무엇인지, 만약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정부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먼저 국민 앞에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국민들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단일화 논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 <윤·안 단일화, 철학·비전 공유 없이는 신뢰 못 얻는다>에서 “윤·안 후보의 단일화는 두 후보와 소속 정당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면서 “양측은 단일화 명분으로 정권교체를 내세우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치와 철학, 정책과 비전이 공유되지 않는 ‘묻지 마 단일화’로는 주권자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가 운영에 대한 기본적 시각, 향후 자신이 만들고 싶은 나라에 대한 청사진을 명확히 제시한 뒤 시민 선택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심도 있는 토론과 투명한 협상 과정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권력 나눠 먹기 수준의 담합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또한 양측은 지루한 줄다리기로 유권자의 피로감을 키워선 안 된다”고 썼다.

또한 경향신문은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혀왔던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안 후보는 여러 차례 완주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단일화를 선제적으로 제안했다”며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층의 압력까지 감안한 판단이겠으나, 말을 바꿨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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