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MB특보 출신인 구본홍 사장 임명에 대한 반대 투쟁으로 전두환 정권 이후 유례없는 언론인 대량 해직 사태가 벌어지는 등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언론계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던 YTN 구성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또 다시 거리로 나섰다.

▲ YTN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구속’리포트 화면 캡처
2009년 3월 '낙하산 저지 투쟁'을 이끌었던 노종면 당시 YTN노조위원장이 구속될 당시 진행된 창사 이래 첫 총파업 이후 두 번째다.

YTN노동조합은 2009년 3월 노종면 당시 위원장을 비롯한 4명의 노조원들이 체포되고, 노 위원장이 구속될 당시인 23일 총파업에 돌입했으나 4월 1일 '상호 고소를 취하하고, 해고자 문제도 법원의 결정에 따르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10여 일 만에 총파업을 철회한 바 있다.

노사 합의 다음날인 2일 노종면 당시 위원장은 석방됐으나, 구본홍 사장이 돌연 사퇴하고 배석규 YTN 전무가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4.1 합의'와 관련해 "'법원 판단'은 대법원 판결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맞서면서 해직 사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해직자 6명이 제기한 징계무효소송은 1심 '전원 해고 무효'(2009년 11월 13일), 2심 '노종면.현덕수.조승호 해임 정당' (2011년 4월 15일) 이후, 현재 대법원 판결만을 앞둔 상황이다.

8일 YTN노조가 3년만에 '해직자 문제 해결' '공정방송 쟁취' '배석규 연임반대'를 외치며 또 다시 총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해직사태 장기화, <돌발영상> 무력화, 보도국장 추천제 폐기 등을 주도한 배석규 사장의 연임이 결정되는 9일 주주총회를 전후한 8일 오전 8시부터 10일 오전 9시까지가 '1단계 총파업' 기간이다.

이번 총파업에는 YTN노조 조합원 370여 명 가운데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선거팀, 국제부 등에 소속된 200여 명이 총파업에 동참했다. YTN 본사 직원 전체 숫자는 700여 명이다. 한시적인 탓에 1단계 총파업으로 인한 YTN뉴스의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며, 2단계 총파업 시기와 구체적 방법은 향후 확정될 예정이다.

▲ 8일 YTN노조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한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곽상아
낙하산 반대 투쟁으로 인해 해고, 체포, 구속 등의 수난을 겪었던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뉴스타파 앵커)는 8일 오전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거리며 "2009년 당시 (낙하산 반대) 투쟁을 제대로 끝내지 못했던 이유가 못난 위원장이 붙잡혀 구속됐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 어깨에는 짐과 멍에로 남아있다"며 "3년만에 다시 떨쳐 일어난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싸움에서 이긴다면, 그때에야 비로소 제가 '개인 노종면'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싸움은 누가 적이고 동지인지 분명하게 가려내어 미래의 YTN을 짊어지고 나아갈 주인을 명확히 하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의 YTN을 우리 모두가 발전시키고 이끌어 나가서,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상처를 치유했으면 한다"며 "아직 행동을 결심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동지들을 저부터 나서서 설득해 이 자리로 모셔오겠다"고 말했다.

2008년 2월 입사한 김도원 조합원(기자)은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2008년 낙하산 반대투쟁, 2009년 총파업에 참여할 수 없었다. 당시 온갖 역할을 떠맡으며 방송을 메워야 했다"고 전하며 "처음으로 총파업에 참여한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해직자 복직이 쉬운 일은 아니다' '방송이 망가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싸우기 때문에 이기는 것"이라며 "해직자 복직, 낙하산 사장 저지,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에 선배들과 열심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8일 오전 서울 YTN타워 1층 로비에서 열린 YTN 노동조합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한 이들이 '해직자는 회사로, 배석규는 집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곽상아

YTN해직자 복직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교준 기자는 "현 배석규 체제 하에서 YTN 뉴스는 절대 달라질 수 없음을 YTN 구성원들이 모두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동료 기자 6명의 제자리를 찾게 하고, YTN 뉴스를 달라지게 하기 위해 모였다"며 "비록 가다가 길이 막히고 끊긴다 하더라도, 우리가 지금 내딛는 걸음이 또 하나의 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대사를 위해 출정식을 찾은 인터넷방송 <나꼼수>의 김용민 PD는 "뉴스를 생산해야 할 이들이 도리어 뉴스의 대상이 되는 세상"이라며 "종편 10개와도 바꿀 수 없는 '완소 방송사' YTN을 바로세우는 투쟁에 연대하게 되어 기쁘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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