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해군기지 찾은 한명숙 대표 ⓒ연합뉴스

참여정부 시절엔 강경진압이 없었다고?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창당 정당개혁단장,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 비서관, 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준비위원,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 총선기획단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노무현시민학교장인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가 오늘 아침 트위터에서 많은 트위터리안들을 발칵 뒤집어 놓는 발언을 했다.

“100%유권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참여정부는 부안,평택,천성산에서 계획을 철회하거나 반대자와 대화했습니다. 지금 참여정부라면 강정공사를 일단 중지하고 대화로 대안을 찾을겁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참여정부 시절의 시위진압의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하였다. 특히 평택 대추리 투쟁의 폭력진압을에 대한 증언이 빗발쳤다. 그러자 그녀는 당시 자신이 외국에 있어 상황을 잘 모른다며 시위대가 먼저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그 물음 이후 군경의 진압이 먼저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경찰과 군대가 폭력적인 성향이 있어 시위진압이 격화되는 면이 있으나 그것을 당시 한명숙 총리가 그걸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 문제가 된 조기숙 교수의 트윗

이에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분개를 터트렸다. 조금 온건한 것만 추려보자면 다음과 같은 반응들이 있었다.

@C6H8O7_ 조기숙이 "평화로운" 강정 운운하며, 대추리에 있던 사람들을 폭도로 몰아가고 있어.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폭도들의 난동이라 하는 것과 뭐가 다르지? 조기숙 인지부조화류 갑이네.

@leontrozki 조기숙의 말처럼 방폐장을 반대하는 부안주민과 대화하기 위해 수천명의 경찰을 부안에 깔았습니다. 당시 부안의 어떤 분 말씀으론 "한국 경찰을 다 모아놓은 줄 알았다. 당시 행자부(?) 장관은 이장출신으로 지방자치의 상징적 인물였던 김두관 ㅠㅠ.

야권연대만 하면 강정마을 문제가 해결되나?

한편 어제 상황을 보면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까지 제주도로 내려왔지만 한명숙 대표와 강정마을 주민간의 만남은 싸늘했다는 게 현장의 후문이다. 강정마을의 많은 주민들은 한명숙 대표가 총리시절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한 발언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장에 나타난 한명숙 대표는, 야권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만 5분여간 연설하다가 주민들이 폭발을 막기 위해 제발 내일까지만 있어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퇴장하였다고 한다.

한명숙 대표는 당장 폭파를 막기 위해 시위하는 사람들 앞에 와서, 야권연대를 통해 정권교체가 되면 문제가 해결될 거란 얘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제1야당의 대표가 그 현장에서 당장의 폭파를 막는 일엔 동참할 수 없는가? 모든 일은 정권이 교체된 다음에만 정상화될 수 있나? 하지만 그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추진된 것이 제주 해군기지라면, 우리는 그 말을 어떻게 믿어야 할 것인가? 설령 정권교체하면 이 사업을 중지시키겠단 마음이 ‘진심’이라 하더라도 5분이란 시간은 자신의 말바꾸기의 이유를 설명하는 데엔 심하게 부족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권연대 합의문에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관한 합의가 포함될 것이라 하는데, 민주통합당 입장에선 많은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고은태의 트윗을 인용한다면, (@GoEuntae) “각 정당은 이쯤에서 강정에 대한 자기 당의 공식입장을 밝혀 달라. 흔들림없이 추진할건지, 더 나은 방법으로 착한 기지를 만들겠다는 건지. 설계변경해서 제대로 만들겠다는 건지. 다른데다 만들겠다는 건지. 안 만들겠다는 건지”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 출신인사들은 현재 샌드위치 상태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당신들이 추진했던 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에 찬성하고 이를 함께 마무리하자!”고 요구하고 진보세력은 “지금의 반대에 진정성이 있다면 과거를 회개하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사람들의 요구의 핵심이 굳이 그들을 무릎 꿇려 욕보이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똑바로 직시하고 오늘의 문제에 대한 답을 말할 때, 우리는 그들이 미래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일 것이다.

한미FTA에 대해서 잘 몰랐다고 고백하고 맹렬한 활동을 하는 정동영이나 참여정부의 과에 대해 주로 계승하겠다고 말하는 유시민, 천호선 등 통합진보당에 흘러 들어간 친노세력은 그러한 최소한의 성찰을 보여준 소중한 사례다. 그런 이들이 친노세력의 일부가 아니라 대다수가 될 때, ‘친노세력의 부활’은 ‘도로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한국 사회 개혁을 위한 희망의 증표가 될 수 있다. 친노세력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미화하지 말고 조중동과 진보진영의 물음에 대해 성실히 대답하며 자기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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