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크게 주목할 만한 이슈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인천에 새 축구장이 건립돼 많은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숭의 아레나'로 익숙한 그 곳,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건립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행히 2012 시즌을 앞두고 완공돼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 그리고 K리그 팬들의 품에 안기게 됐습니다. 그 첫 무대는 오는 11일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라운드 수원삼성 블루윙즈와의 경기입니다.

숭의 아레나의 본격적인 개장을 앞두고 지난달 말, K리그 명예기자 자격으로 이곳을 찾았습니다. 새로운 축구장을 만난다는 기대를 갖고 숭의 아레나를 찾았는데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찾았을 당시, 좌석 번호, 이벤트석, 주변 조경 공사 등 아직 준비가 덜 된 부분이 있었지만 깔끔하게 단장한 상태였습니다. 무엇보다 내부 시설, 경기장을 바라보는 시야 등이 가히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이곳에 관중이 꽉 들어차 큰 함성을 지른다면 정말 멋있는 장면이 나타나겠다는 상상도 해봤습니다.

▲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숭의 아레나 내부 모습 (사진: 김지한)
2008년 5월 착공해 3년 10개월 만에 숭의 아레나가 완공됐습니다. 관중석 규모는 2만1천석이지만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 거리가 '아주' 가깝고, 이 경기장만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규모는 그보다 더 훨씬 커보였습니다. 숭의 아레나를 찾았을 당시,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에 덮개가 깔려 있었지만 좌석 색깔과 푸른 그라운드가 멋진 조화를 이루면 참 예쁜 경기장이 되겠다는 생각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 좌석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검정색(최근 유니폼에 검정색 대신 붉은색이 들어가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이 주를 이뤘고, 동쪽 관중석에는 의자에 `INCHEON UNITED(인천유나이티드)'라는 영문 이름을 새긴 노란색 좌석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만을 위한 홈 경기장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숭의 아레나는 K리그 10번째 축구 전용경기장입니다. 그만큼 축구 경기를 관전하기 위한 다양한 부대시설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경기장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서 언급한대로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가 매우 가깝다는 겁니다. 터치라인에서 관중석까지 6m에 불과해 선수들이 말하는 것, 거친 숨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경기를 바라보는 느낌 역시 다른 경기장에 비해 다를 것입니다. 더욱 생동감 넘치는 축구, 흥미진진한 축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 관람석 외에도 응원만을 위한 전용 좌석, 장애우석, 이벤트석, 피크닉석 등 다양한 좌석들이 경기장 곳곳에 있는 것도 이 경기장만이 갖고 있는 특징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다른 경기장과 다르게 이곳의 홈측 골대 뒤 관중석은 단층구조로 돼 있습니다. 축구팬들이라면 알겠지만 독일 도르트문트 홈 경기장이 이와 같은 구조로 돼 있는데 응원 함성이 더 웅장하게 모여 상대 팀에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인천 팬들이 새 경기장 설계 과정에서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대로 반영돼 K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경기장 구조를 숭의 아레나가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 홈측 골대 뒤 단층 구조의 관람석. 좌석부터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 충분하다(좌), 남측 관람석 맨 위에서 바라본 숭의 아레나 전경(우) (사진: 김지한)
경사가 심하고, 맨 아래에서부터 꼭대기까지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맨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숭의 아레나의 웅장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탁 트인 시야가 무엇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라운드를 향해 인천 선수들에게 응원 열기를 고스란히 전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단층 구조 관람석에서 찾을 수 있었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응원석을 위한 전용 스탠딩 석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 관람석과 다르게 등받이가 없는 이곳은 90분 내내 서서 응원을 펼칠 인천 서포터들에게 아주 특별한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이 스탠딩석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커플석, 이벤트석이 마련돼 있어 팬들을 위한 이벤트 좌석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중들을 위한 관람석만 독특한 게 아닙니다. 선수, 감독을 위한 벤치도 숭의 아레나는 아주 독특합니다. 일반 관람석과 분리돼 일자로 길게 늘어서 있는 보통의 벤치 구조와 다르게 이 곳 벤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볼 수 있는 일반 관람석 안에 포함돼 있는 형태로 돼 있습니다. 선수, 감독이 지시하는 것까지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밀착돼 있는데 혹 경기에서 졌을 경우, 이들에 대한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한 번쯤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독특한 관람석만큼이나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경기장 곳곳에 매점이 있고, 향후에는 대형할인마트가 입점해 다양한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또 수유실, 파우더룸 등도 갖췄으며, 경기장 각 층 이동을 위해 에스컬레이터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기존 월드컵경기장에서도 볼 수 없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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