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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김건희 녹음파일’ 후속 방송 안하는 이유나열식 보도에 대한 비판 수용, 국민의힘 압박 등…"방송 연기 잘한 결정"
김혜인 기자 | 승인 2022.01.21 11:46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이 23일 ‘김건희 7시간 녹음 파일’ 후속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MBC 내부에서 열린공감TV, 서울의소리에서 추가 녹음 파일이 보도되는 등 환경이 달라졌으며, 국민의힘의 연이은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으로 인한 압박, 첫 방송에 대한 비판 여론을 수렴해 내린 결정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이 20일 "관련 내용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은 21일 MBC를 상대로 낸 2차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심문이 예정된 당일 취하했다.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지선 기자가 나와 내부 상황을 전했다. 이 기자는 “제가 <스트레이트> 입장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몸을 담았던 입장으로 설명 드리자면, 지난 14일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왔고 이틀 뒤 첫 방송이 됐다”면서 “법원 결정에 따라 방송을 수정하고 빼내는 작업이 이뤄졌다. 기사라면 내용 일부만 수정하면 되지만 방송은 편집, MC와 입을 맞춰보는 등 배로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사진=MBC)

국민의힘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으로 인해 제작진이 위축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기자는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이 들어온다는 건 제작진 입장에서 굉장한 위축 ,효과를 가져온다. 사명감을 갖고 사법부 결정을 무시한 채 국민들의 알권리를 존중해 방송하는 방법도 있지만 16일 방송 당시에는 다른 매체 플랫폼을 통해 녹음 파일이 공개될 여지가 있었으며 2부 보도 계획이 있어 안정적으로 가자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이 나오고 후폭풍, 후유증이 굉장히 컸을 거고 또다시 2부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이 들어왔다"며 "오늘 저녁 결정이 나오면 '맹탕 보도'가 나가야하는 상황을 한 번 더 맞이하게 될 텐데 제작 여건,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반복해야하나(하는) 고민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적은 김건희 녹취록을 알리는 것인데 다른 플랫폼을 통해 나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자는 <스트레이트>의 첫 방송이 아쉬웠다는 지적에 공감했다. 이 기자는 “방송을 보면 탐사보도에서 볼 수 없는 형태였다. 스트레이트가 그간 보여온 형식이라면 취재와 서사 속에서 새로 확보한 증거들을 중간 중간 넣으며 검증하고 해석해야 한다. 아마 그런 형식으로 준비했었을 것”이라며 “법원 결정과 국민의힘 항의방문 등 압박이 제작진에게 자기검열로 작용한 듯 하다”고 밝혔다. 

녹음파일 내용을 나열한 데 그친 것에 대해 “맥락 설명이 없는 나열에 불과했다는 건 MBC 구성원 모두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스트레이트 평소 시청자들은 정치고관여자로 최대한 해석을 걸러내고 녹취만 틀어도 의미를 잘 알 것이라 제작진이 오판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다 보니 정치저관여자들도 대거 보면서 제작진의 판단과 달라졌고, 부작용을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국민의힘이 의도한 대로 흘러간 측면이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방문으로 인한 압박은 경영진 선에서 차단했지만 국민적 여론을 형성시키고, 기대치를 높인 다음, 보도가 나왔을 때 미치는 영향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았고 여기에 MBC가 오판한 부분도 같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배 진행자는 다른 매체에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1차 방송에 대한 지적은 온당하다고 말했다. 김 진행자는 “(김건희) 발언이 사실이라하더라도 어떤 맥락 속에서 보도 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의미가 다른데, 맥락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지적은 온당한 지적"이라며 "때문에 2차 방송은 김건희 씨 발언이 어떤 상황에서 나왔고 어떤 의도로 해석해야 하는지, 해석을 입증할 정황 등 추가 취재가 필요하기에 그에 들어가는 시간과 공은 1차와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물리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진행자는 “이번 경우는 MBC가 7시간 45분 통화내용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 즉 모(母)팩트가 있는 상황으로 앞서 밝힌 실무적인 고민들은 엄밀히 말하면 ‘핑계’”라며 “결과적으로 <스트레이트>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민하 시사평론가는 “<스트레이트>가 후속 보도를 하지 않기로 한 건지 연기하기로 한 건지 두고 봐야겠지만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며 “녹취록 보도가 나간 뒤 각계 각층에서 보도 윤리, 취재 윤리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가 바탕이 돼야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면 김건희 육성을 무리하게 보도하기 보다는 충실한 내용을 만들어서 보도하는 게 맞고, 그러한 취지라면 (후속 보도 중단이)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1편 보도 이후 취재 위주의 보도일 줄 알았지만 녹취록 위주 보도여서 실망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제가 보기엔 취재 품이 많이 드는 기사로 사실상 시간이 없다”며 “1편 보도 이후 열린공감TV, 서울의소리에서 녹취록 일부가 나온 상태였기에 녹음 파일 외에 방송할 게 없으면 취재를 다시 해야 한다. 차라리 <뉴스데스크>에서 한다고 하면 보도국에 다른 기자들이 투입되니 더 나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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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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