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이 종영을 불과 2회를 앞두고 김도훈 PD의 파업동참으로 인해 차질을 빚게 됐다. 해품달의 인기행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주로 해품달이 끝나면 새 드라마로 역전을 노리던 KBS와 SBS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KBS는 일요일 심야에 방송되던 드라마 스페셜을 대타로 기용하면서까지 해품달을 피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 꼼수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불똥이 튀기는 SBS도 마찬가지다. 원래는 지난 2월 29일 월드컵 지역 예선 대한민국 대 쿠웨이트 전 중계로 결방됐던 ‘부탁해요 캡틴’을 이번 주 연속 방영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래야 이미 예고된 것처럼 3월 14일부터 새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방영에 차질이 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해품달 결방으로 ‘부탁해요 캡틴’을 이번 주에 끝낼지 말지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사실 고민은 MBC가 해야 옳다. 해품달 마지막 2회야 언제 방영돼도 시청률에 문제없을 것이지만, 계획대로 방영될 수 없는 것은 새로 시작하는 이승기 주연의 새 드라마 ‘더킹 투 하츠’에는 고민이 될 것이다. 헌데, 정작 다른 방송사가 해품달 결방에 따른 고민에 빠졌다는 웃기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다.

MBC의 파업에 발맞춰서 KBS와 YTN도 연대 파업을 결의했다. 큰 선거가 겹친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 방송의 공정성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방송사의 파업에 대한 국민들도 대부분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기자와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드라마PD들도 속속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MBC는 김진민 PD는 진작 파업에 동참해 자신이 연출하는 드라마 첫 방영을 파업장에서 맞았으며, 해품달 김도훈PD와 신들의 만찬 이동윤PD, 오늘만 같아라 김대진PD 등이 파업에 힘을 합쳤다.

이런 상황에 SBS는 고작 해품달 결방 피하기나 고민하고 있다니 참 실망스러운 일이다. 공중파 양사의 파업에 SBS는 시청률이나 독점할 생각이나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결방이 계속 돼도 동시간대 SBS 프로그램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지금의 방송연대파업이 임금이나 올리자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고, 나아가 총선과 대선에 공정한 보도를 하기 위함이다. 이런 상황에 해품달 결방에 따른 눈치작전이나 하고 있다면 SBS가 종편과 다른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방송밥 먹는 사람들 모두가 현재의 방송 환경이 한목소리로 자유언론을 외치는 때에 드라마 시청률에 안달이 난 SBS의 고민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 SBS 방송으 보는 시청자도 부끄럽고 남 눈치를 보게 만들 일이다. SBS도 방송이고, 언론이라는 점을 새삼 알기 바랄 뿐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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