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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우리는 14회- 청춘 로코에 담긴 묵직한 성장기, 엔딩까지 응원해결핍과 성장…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선 청춘들
장영 | 승인 2022.01.19 13:33

[미디어스=장영] 부모에게 버려졌던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할까? SBS <그해 우리는>는 주인공 4인의 성장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결핍 속에서 이를 채우기 위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은 외로웠다.

연수는 지독한 가난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은 부모도 없고 가난한 연수에게 호기심을 갖거나 경계했다. 그런 관계는 지속되었고 친구를 사귀지 않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그런 연수에게 웅이는 유일한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왜 자신과 헤어졌냐는 웅이 질문에 연수는 차마 지독한 가난 때문이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했다. 아니, 5년 전 헤어진 후 처음으로 웅이에게 연락이 온 날 힘겨운 상황을 언급했지만 술에 취했던 웅이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웅이 기억에는 없던 그날 연수는 솔직하게 말했지만 웅이는 알지 못했다. 열등감을 이별로 포장해야만 했던 서글픈 기억은 그렇게 가장 행복한 순간 다시 연수를 지배했다. 웅이에게도 5년 전 이별은 지독한 고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려졌던 아이는 두려웠다. 또다시 누군가에 버려진다는 사실이 두려운 웅이는 이유가 알고 싶었다. 아버지는 자신을 왜 버렸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그 이유를 알고 싶어도 알 수 없었던 웅이는 그래서 연수가 왜 자신과 헤어지려 하는지 이유가 듣고 싶었다.

웅이가 그렇게 이별의 이유를 알고 싶었던 것은 이유를 알지 못하면 자신은 버려지는 게 당연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웅이의 질문에 연수는 그때는 너무 지쳐서라고 얼버무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말했던 그 지독한 가난을 다시 언급할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거실에서 잠든 할머니를 안고 누운 연수는 행복했다.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할머니는 연수가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이다. 연수 할머니는 웅이가 찾아왔던 날 연수를 부탁했다. 그저 사귀다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연수 곁에 남아 달라는 할머니의 부탁은 웅이의 평생 목표가 되었다.

할머니가 평생 연수와 함께 있을 수 없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서 지켜주기 바라는 것이었다. 평생 곁에서 지켜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할머니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수를 맡기고 싶었다. 그렇게 고생만 한 손녀가 행복하게 살기 바라는 할머니의 마음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완벽해 보였던 웅이 부모도 싸운다. 낚시 좋아하는 웅이 아버지는 낚싯대 사는 것이 유일한 취미다. 문제는 도를 넘어선 구입이었다. 그날도 수익 일부를 몰래 빼내고 있던 현장을 들켜 웅이 어머니에게 혼나고 있었다. 웅이와 연수의 미래도 비슷할 것이다. 사람이 모여서 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평범한 일상이니 말이다. 

연수와 웅이의 10년 후 다큐가 첫 방송되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박 피디는 지웅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 조심을 시키기도 했다. 유명세를 치러야 하고 의도하지 않는 상황과 사람들까지 나오기 마련이라는 경고 아닌 경고는 사실로 이어졌다.

방송을 보고 웅이를 보러 온 여고생들로 인해 소란이 일고, 아버지에게 낚싯대 사라며 용돈을 주던 상황에 골목에서 이를 지켜보는 남자가 등장했다. 웅이를 버린 아버지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 남성의 등장은 다큐가 만든 결과였다.

연수도 변하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동료들에게 먼저 회식을 제안했다. 다큐 촬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하지만 그전에는 한 번도 하지 않는 행위다. 친구 하나 없었던 연수는 그렇게 웅이와 다시 사랑하게 되며 성장하고 있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엔제이는 더빙하는 과정에서 '친구'라는 단어에 반감을 표했다.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엔제이가 친구라고는 웅이밖에 없는 지웅과 함께하게 되었다. 엔제이는 지웅을 보며 동병상련이라 생각했다. 비슷한 성격과 환경이니 말이다.

해법을 찾지 못한 엔제이에게 지웅은 남들처럼 평범해지려면 ‘그런 척’하면 된다고 했다. 노력해 그렇게 되기 어려우면 그런 척하면 편안해진다는 지웅의 말은 답일 수밖에 없다.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들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새로운 세상은 열리기 마련이니 말이다.

솔이와 은호 관계는 전남친 등장으로 더욱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은호는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문맥상 일부분만 듣게 되어 사랑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그게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오해는 오히려 사랑을 꽃피우게 만들기도 하니 말이다.

회식 끝나고 집에 가는 연수에게 전화한 웅이는 다정하다. 별걸 다 기억하는 웅이에게 찾아오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돈 없던 시절 택시비도 두려웠고, 웅이를 위한 배려였지 연수는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는 것을 안 웅이는 전화로 뒤를 돌아보라 한다. 연수가 싫어하는 것이라 생각해 그렇게 연수 뒤를 보호하듯 걷고 있던 웅이었다. 자신은 멍청하니 꼭 말해달라 한다. 연수가 말해주지 않으면 절대 모르니 무슨 일이든 꼭 말해달라는 웅이를 보며 울먹이는 연수의 모습은 사랑 그 자체였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웅이는 자신이 목표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불안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연수가 자신을 떠났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수 할머니가 부탁한 것처럼 연수와 평생 함께하는 것이 웅이의 목표가 되었다. 인생의 목표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다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다. 이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범함이 아니니 말이다. 

잠든 할머니를 보고 옷을 정리하다 연수는 요양병원 전단을 발견하게 되었다. 할머니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 순간 연수는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할머니를 위해 생선까지 구운 연수는 자신과 놀러 가자 한다.

온천도 가고 좋은 옷도 많이 사 줄 테니 친구들에게 자랑하라고 하는 연수는 "나랑 평생 살아. 어디 가지 말고 나랑 오래오래 살아"라고 한다. "나 다시는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할머니"라며 울먹거리는 손녀를 보며 할머니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늙어가며 언젠가는 이별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할머니는 자기 대신 손녀를 사랑해줄 웅이를 만났다. 그리고 웅이에게 당부까지 했다. 연수 곁에서 영원히 함께해달라고 말이다. 그런 손녀가 눈치챈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

지웅에게도 어머니는 뜨거운 감자와 같다. 피붙이라고는 어머니가 전부인데, 항상 혼자였던 지웅에게 웅이 가족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들이었다. 그런 어머니가 갑자기 다시 돌아와 누구도 찍어주는 것 자신도 찍어달라 한다.

황당하기까지 한 지웅이 화가 났지만 어머니는 자신이 곧 죽는다고 한다. 얼마 살지 못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지웅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마지막을 아들의 카메라에 남기고 싶은 어머니는 그렇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무슨 이유로 아들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걸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었는지 모른다.

웅이와 연수, 지웅은 모두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이다. 그나마 이들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었다. 웅이에게는 새부모가, 연수에게는 웅이가, 지웅에게는 웅이와 그의 부모가, 엔제이에게는 웅이가 있었다.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성장하고 있는 이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어떻게 정리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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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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