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지난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미지 변화에 주목하는 언론보도가 심심치 않았다. 이같은 보도는 국민의 알권리에 기여하기보다 후보자 홍보에 치우친 면이 적지 않다.

서울경제는 지난 13일 기사 <[정치 맥] 절박해진 윤석열..마스크도 바꿨다>에서 “윤석열 후보가 지난 5일 선거대책위원회 해체를 선언하면서 바뀐 물품이 하나 있다”면서 “마스크다. 그는 그간 주로 ‘새 부리’ 모양의 마스크를 써왔는데, 선대위 해산 날부터는 KF94 일반형 마스크를 쓴다”고 보도했다.

서울경제는 “작지만 상징적인 변화”라며 “앞서 참모들은 윤 후보에게 일반 마스크를 권했다고 한다. 새 부리 마스크는 인상이 강해보인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서울경제는 “그렇지만 윤 후보는 새 부리 마스크를 계속 써왔는데 상대적으로 마스크 안 공간이 넣어 숨쉬기에 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그랬던 윤 후보가 선대위 해체를 발표한 날부터 일반 마스크를 쓰고 있다.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썼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힘 서울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모습(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는 16일 기사 <'석열이형'이 달라졌어요…'버럭 강골검사' 이미지 탈피에 전력>에서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며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환골탈태 의지를 보인 후,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토마토는 “'강골 검사' 이미지가 아닌 '동네 형' 같은 소탈한 모습도 자주 드러낸다”면서 “윤 후보는 '1일 1백브리핑'을 지키는 등 언론과의 관계 회복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윤 후보의 가장 큰 변화는 배우자 김건희 씨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에도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언론이 후보의 선거 전략 변화와 같은 비본질적인 것을 마치 운동경기 중계하듯이 보도하면서 정작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에 놓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후보자의 단순한 동정을 중계하듯이 보여주는 것이 선거 기사로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설사 후보의 동정이 기사거리라고 하더라도 ‘마스크 교체’는 유권자가 후보를 선택하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기사 내용을 보면 ‘마스크 교체는 윤 후보가 주변의 조언을 듣기 시작했다는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하는데, 정책 변화도 아니고 마스크 하나 바꾼 것이 후보의 태도 변화에 징표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언론은 후보 검증 보도를 할 때, 후보의 공약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보다 후보의 과거 행적이나, 대통령이 됐을 때 차기 정부 구성 예측을 바탕으로 공약 실현 가능성을 따져줘야 한다”며 “단순히 공약 발표를 따라 쓰는 보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중요한 것은 언론이 유권자가 좋은 후보자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며 “유권자가 원하는 문제를 후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언론이 알려주어야 한다. 언론은 유권자 의제를 중심으로 후보에게 질문을 던져 답변을 이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윤 후보가 마스크까지 바꾸면서 자신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바꾸려는 선거 전략에 언론이 동조해주는 게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라며 “마스크 교체는 누가 보더라도 유권자의 알권리가 아니다. 후보가 마스크를 바꾼 것까지 일일이 보도하면 정책과 인물 검증은 언제하냐”고 비판했다.

윤 이사는 “정작 국민이 후보를 통해 알아야 할 문제는 공약과 공약 실현 가능성, 후보자의 철학 등”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언론은 유권자가 원하는 것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유권자들이 ‘삼프로’ 유튜브 채널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이사는 “‘삼프로’ 같은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프로그램 이외에도 약자에 대한 후보의 생각과 불평등 해소 방안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진다”며 “언론은 후보를 검증하고 유권자를 대변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이사는 “아무리 정치는 이미지로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언론은 언론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보도 행태는 선거캠프 보도자료보다도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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