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이제는 익숙한 프로파일러가 국내에 자리 잡게 되는 과정을 담은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인범이 되어버린 남자를 위해 하영은 진실을 밝히고 싶었다. 1년 만에 유사한 범죄가 발생하며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질 수밖에 없었다.

경찰서에서 빨간모자를 쓴 범인의 말에 계속 마음에 걸렸다. 방기훈을 보자마자 범인이 아니라고 했던 성범죄자를 찾아가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영은 반복해서 교도소를 찾지만 양용철은 거부했다. 누구인지, 무슨 이유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거절하는 모습에 교도관은 영치금이라도 넣어주라 한다.

돈으로 움직일 수 있는 범죄자는 그렇게 어렵게 대면할 수 있었다. 하영의 범죄자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 범죄를 저지르는지 알고 싶었다. 형사의 눈이 아닌 ‘범죄자의 눈’으로 보면 보다 선명하게 사건이 보일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양용철은 연인이었다는 남자가 싸웠다는 이유로 죽이는 것도 그렇지만, 이후 옷을 벗겼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굳이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행동은 늘 하던 놈들이나 하는 일이라 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자신에게도 존재하지만, 모든 이들에게는 습성이라는 것이 있어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이 양용철의 주장이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발언이다. 하지만 당시 범죄자의 마음을 읽고 범인을 잡는 일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영은 우영동 원말숙 사건과 지난 최화연 사건의 범인이 동일인물이라 주장하지만 박 반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미 범인이 잡혔고 그렇게 형을 살고 있는데 진범이 따로 있단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박 반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말숙의 집을 찾은 하영이 숫자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열쇠 구멍의 흔적은 유사했다. 동일수법으로 보였다는 점에서 양용철의 발언을 신뢰할 수 있었다. 배달원과 빨간모자라는 점에 지역 파출소의 수사 정황을 듣고 의심받았던 인물을 찾지만 범인은 아니었다.

180cm나 되는 큰 키였으니 말이다. 최화연 사건에서 빨간모자를 목격했던 슈퍼집 아주머니 증언에 의하면 여자처럼 작은 남자였다는 점에서 그는 범인일 수 없었다. 다만 고가 브랜드인 빨간모자를 주워 썼다는 점은 중요하게 다가왔다. 범인이 다른 모자로 바꿔 썼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시 찾은 양용철은 자신이 왜 붙잡혔는지 아냐고 한다. 계획에 없던 짓을 한 이유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 했다. 반복해서 했던 범죄이고 자신의 방식이 확고했고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루틴을 밟았으면 되었지만, 그날은 다급해서 걸리게 되었다고 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자만심이 부른 결과라는 의미다. 이는 양용철만이 아니라 빨간모자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 숫자가 사라졌다는 것은 다른 방식으로 대상을 찾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추측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성적 트라우마를 가진 범인이라는 추측은 가능했지만 진범을 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영이 범죄자를 찾아 수사와 관련해 도움을 받는단 이야기를 듣게 된 박 반장은 비난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진범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니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조폭 같은 문신한 남자가 18살 미성년자를 살인미수라고 데려온 사건이 벌어졌다.

임신한 여자친구가 집에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다 잡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청소년은 가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건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왔다. 더욱 그의 머리 모양이 모자를 장기간 썼던 흔적이라는 점에서 하영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최화연 사건에서도 검색되지 않은 지문을 발견했는데, 주민등록증도 나오지 않은 범인이 등장했다. 주거 침입한 조광무를 취조하는 과정에서 하영의 능숙함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하영은 그의 행동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유도심문에 넘어가 처음이라는 말과 달리, 반복해서 유사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에게 숫자를 쓰도록 했는데 특유의 방식으로 숫자를 쓰는 것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숫자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문제의 모자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전봇대 사이에 끼워뒀다는 점에서도 조광무는 의심스러웠다. 할머니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그게 약점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하영의 압박에 흥분하기 시작한 조광무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미성년자라 지문 검색이 되지 않았지만 가위에 묻은 지문으로 확인 가능하다는 발언도 범인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진범이 조광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최화연 집을 침입한 후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옷장에 숨어 있던 상황에서 남자친구인 방기훈이 찾아왔고, 다투고 떠나자 살해한 것이었다. 그리고 옷을 벗기고 떠났다. 이후 벌어진 원말숙 사건은 보다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번호로 여자 혼자 사는 집을 기록하고 찾아 범죄를 저지른 것과 달리, 거리에서 목격한 원말숙이 열쇠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확인하고 혼자 산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뒤쫓아 살해하고 동일하게 옷을 벗기며 자신의 범죄를 완성했다.

조광무가 살해하고 옷을 벗긴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다. 조광무가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는 술에 취해 엄마를 폭행할 때마다 옷을 모두 벗겼다고 한다. 그 기억이 결국 조광무의 범행 형식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이 사건으로 인해 범죄행동 분석의 필요성이 커졌다. 진범이 잡히며 경찰의 강압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비난이 쏟아졌다. 여기에 형사가 아니라 범죄자가 범인을 잡았다는 이야기까지 보도되며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청장은 분노했고 그런 상황에 영수가 그토록 원했던 과학수사대 이야기가 전달되었다.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과학수사대는 반전을 만들 수 있는 카드였다. 범죄자를 찾아간 것은 수사를 위한 당연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비난을 피해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범죄행동 분석실이 생기고 그곳에서 일하게 되면 정식으로 수감자 면담이 가능해진다. 영수의 제안에 하영은 새롭게 생긴 과학수사대로 향하게 되지만 급조해 만들어진 그곳은 창고였다. 창고에서 태동한 한국형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00년 모두가 들뜬 어린이날 홀로 있던 어린 여자아이가 낯선 사람에 이끌려 사라졌다.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는 말에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남자를 따른 아이가 사체로 발견되었다. 그리고 아직 등장하지 않았던 태구가 등장하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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