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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사상 최악의 스토브리그[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2.03.05 10:28

2011 시즌 종료 후 2012 시즌은 시범경기조차 개막되지 않았지만 LG의 스토브 리그는 멀고 험난하기만 합니다. 사상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연 이처럼 많은 추문과 잡음이 채 반년도 안 되는 사이에 모두 일어난 일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난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6일 잠실 삼성전을 앞둔 몇 시간 전 박종훈 감독이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9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는 물론 선발 로테이션 앞당기기, 불펜 투수 혹사 등 납득할 수 없는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LG는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비아냥처럼 5년 임기로 계약해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등 떠밀리듯 떠나야했다는 점에서 모양새가 좋지 않았습니다.

초보 감독이었던 박종훈 감독의 실패로 인해 팬들은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 지휘봉을 맡기를 기대했지만 LG는 김기태 수석 코치를 감독으로 임명해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박종훈 감독의 사퇴 이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신임 감독 선임이라는 점에서 LG 프런트가 박종훈 감독의 사퇴 이전부터 김기태 수석 코치의 감독 승격을 애당초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초보 감독이 LG의 사령탑으로 임명되었으며 김기태 감독이 코치로서의 경험도 많지 않다는 점에서 팬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자신들의 열망을 무시하는 LG 프런트의 처사에 대해 팬들은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쌍둥이마당’(약칭 ‘쌍마’)에 릴레이로 항의의 뜻을 밝히자 프런트는 쌍마를 폐쇄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사흘이 넘도록 폐쇄된 쌍마는 슬그머니 재개장되었고 ‘운영상의 문제’를 핑계 삼은 ‘게시판 장애 공지’가 올라왔지만 아무도 책임지는 이가 없었습니다. 쌍마가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의 얼굴과 같은 곳으로 구단 고위층의 지시 없이 폐쇄되었을 리 없다는 점은 쉽게 추정할 수 있지만 백순길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의 책임 있는 정식 사과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11월에 FA 정국에 접어들면서 LG는 조인성, 송신영, 이상열, 이택근 등 무려 4명의 선수가 FA 신청을 했습니다. 소속팀 우선 협상 기간 동안 LG는 이상열만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을 뿐, 세 명의 선수는 LG 프런트의 소극적 협상 태도를 비판하며 타 구단과의 협상에 나섰습니다. 결국 조인성은 SK로, 송신영은 한화로, 이택근은 친정팀 넥센으로 떠났습니다. 주전 포수, 마무리 투수, 주전 1루수를 송두리째 잃은 것입니다. LG가 다년 간 외부 FA에 거액을 투자해 효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과감한 투자가 어려웠다고는 하지만 외부 FA도 아닌 내부 FA를 3명이나 놓쳤다는 점에서 ‘선택 및 집중’과는 거리가 먼 방만하기 짝이 없는 협상 태도였음에 분명합니다.

   
▲ LG는 사상 최악의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진은 잠실야구장 내 LG 트윈스 구단 사무실.
LG의 시련은 2011년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2년 2월부터 불어 닥친 검찰의 승부조작 수사에 2명의 선수가 연루되었음이 밝혀진 것입니다. 승부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박현준과 김성현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모두 검찰 수사를 거치며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프로야구 승부조작이 소속 구단과 무관하게 광범위하게 자행된 것일 수도 있으나 LG 선수들이 가장 먼저 승부조작에 연루되었음이 밝혀지면서 야구단은 물론 정도 경영을 신조로 하는 LG 그룹 전체에 크나큰 오점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31년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의 주범이 LG가 된 것입니다.

김성현은 트레이드 이전 넥센 시절에 승부조작에 가담해 LG로서는 책임이 없지만 박현준은 LG 유니폼을 입은 이후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동료 선수들조차 두 선수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몰랐으며 프런트에는 수사권이 없기에 결백을 주장하는 선수의 입장을 그대로 언론에 천명했지만 선수단 관리에 실패했으며 모기업의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가했기에 도의적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전임 감독 사퇴와 신임 감독 임명, 쌍마 폐쇄, 주축 선수들의 FA 계약 실패와 이적, 젊은 투수들의 승부조작 가담으로 LG의 스토브리그는 오점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일부 사안들은 LG 프런트가 손을 쓰기 어려웠지만 불미스러운 악재가 잇따라 터지는 것에 대해 야구단에 무한한 애정을 쏟고 있는 오너 일가는 프런트를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KBO 총재가 오너와 친형제라는 점 역시 무겁게 작용할 것입니다. LG 프런트의 대대적 인적 쇄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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