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춘불패2>가 방송되었습니다. 말이 많았던 이유는 KBS 사이버 홍보 사이트의 나온 <청춘불패2> 멤버 수지에 대한 기사 때문이었지요. <청춘불패2> 멤버들이 같이 퀴즈 게임을 했는데 수지가 "해골물" 앞에 => "법정스님"이라고 적었고, "바다의 왕자" 뒤에는 "박명수" 라고 적었다는 기사였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 기사를 보고 나서 "수지 무식하다", "수지 몰라도 너무 모른다", "어떻게 저걸 예능이라고 핑계댈 수 있는가?" 등의 악플을 적어냈습니다. 그런데 실제 수지의 그 답변은 나오지도 않았지만 멤버들 전체가 말도 안 되는 예능적 답안을 적어내며, 청춘불패가 예능임을 철저히 증명했지요. 예능과 다큐도 구분 못하는 이 안티들의 열폭을 어찌해야 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어쨌든 어제 수지는 꼴지를 한 효연과 함께 "영광의 일꾼"으로 선택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수지는 가장 많은 분량을 뽑은 멤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지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면서 시즌1의 한 명의 멤버가 생각났습니다. 1기의 에이스라고 볼 수 있었던 구하라였지요. 사실 구하라와 수지는 비슷한 점이 많은데 그 점에 대해서 몇 마디 적어보도록 할게요.

일단 수지와 구하라는 각팀에서 비주얼을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구하라는 카라에서, 수지는 미스에이에서 비주얼을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지요. 사실 그 점을 놓고 보면 시즌1의 비주얼 담당이라고 볼 수 있었던 하라의 역할로 시즌2에서는 수지가 섭외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물론 시즌1에서는 유리도 어느 정도 그 역할을 맡았지만 유리 역시 팀내 비주얼내지 센터 담당은 아니다)

아마 제작진은 시즌 1의 구하라가 철저히 비주얼을 무시한 채 망가지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호응을 얻은 것을 보면서 수지를 섭외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걸그룹 비주얼 담당 멤버가 자신을 내던지면서 청춘을 불사르는 모습이요. 사실 그랬기에 구하라는 <청춘불패2>를 통해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지요.

수지가 그런 멤버가 되기를 바란다는 점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서 드러났습니다. 일단 예전에 유치리 방문기에서 많은 멤버들 중에 왜 써니와 함께 수지를 보냈을까하고 생각해봤는데, 수지가 결석한 이유도 있지만 유치리 방문기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구하라처럼 될 수 있는지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써니 같은 경우는 기본을 뽑지만, 2기에서는 수지가 구하라 역할 정도를 해줘야하거든요. 애초에 강지영에게 그런 면을 기대했다고도 생각했지만 강지영은 오히려 현아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이는 면도 있구요. 그래서 수지가 하라처럼 하기를 더더욱 바랐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한 가지 착오가 있었으니 바로 수지의 예능감이었습니다. 수지는 기본적으로 하라가 <청춘불패>에 들어왔을 때보다 예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태이고, 넉살이나 치고 들어가는 면이 부족해서 예능감이 하라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지는 것 역시 사실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조금 소극적으로 보이는 면이 있어서 나서는 편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청춘불패2> 안에서의 수지의 분량은 그야말로 안습인 수준이었지요. 인터넷 기사는 강지영, 써니 못지않게 나는데 수지의 실제 분량은 한국말이 서툰 엠버수준이었거든요. 그렇기에 아직까지 수지는 1기에 "구하라"가 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어제 에피소드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는 면이 나왔습니다. 일단 퀴즈면에서는 구하라가 했던 것처럼 수지도 자신의 이미지를 내던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효연이야 "초딩"이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으니 그런 시험을 봐도 장난스럽게 대답할 만했지만, 수지 같은 경우에는 현재 고등학생이기도 하고 그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예능적인 답안을 써놓음으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내던지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수지는 "영광의 일꾼" 중 한 명으로 결정되었고 거기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지는 어떻게 해야 분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지요. 그렇다고 해서 수지가 재미있는 장면들을 뽑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12월에 찍어놓은 분량에서 수지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수지는 다른 멤버들이 도착하기 전에 트랙터 모는 방법을 배웠으며 멤버들이 도착할 때쯤에는 트랙터 모는 데 익숙해져서 일을 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 수지 덕에 밭은 골고루 잘 갈렸습니다.

그리고 밭에서 일하고 삽질을 하는 모습에서도 수지는 월등한 농사실력을 보여주면서 "나는 농사돌이다" 모드로 농사일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뒤이어 게임을 할 때도 시즌2의 몸개그의 달인인 예원이와 함께 몸개그를 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지요.

이 장면들이 뭔가 오버랩되지 않으세요? 1기의 트랙터 밑 농기구의 주인이라고 볼 수 있는 멤버는 하라구였고, 실제로 하라구는 <청춘불패>를 통해서 "나는 농사돌이다"를 굳힌 멤버였지요. 게다가 하라구는 몸개그도 뛰어나서 사실 가장 많은 몸개그를 한 멤버 중 하나였습니다.

어쨌든 수지의 그런 적극적인 모습은 무언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최소한 예능까지는 아니더라도 다큐적인 면에서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서 비주얼을 맡고 있는 아이돌 멤버가 시골에서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를 보여주지 않았나 하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수지와 구하라는 다른 사람입니다. 게다가 수지의 레벨이나 경험, 예능감은 아직 구하라를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수지가 꼭 구하라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수지의 상황으로 보면 구하라를 답습하는 게 어찌 보면 나을 수도 있는 상황에 있기도 합니다. 현재 수지가 살 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을지도 모르지요. 아마 수지는 구하라의 예능감을 뛰어넘기 위해서 더 노력하고 더 자신을 내던져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하라처럼 "정말 이 아이는 열심히 한다"라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부족한 예능감을 커버해줄 수 있을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보게 되고요.

현재 수지는 다른 멤버들과의 공생관계도 만들지 못했으며(지영이 이 외에는) 약간 어중간한 입장에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자신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는다면 <청춘불패2> 내에서 나름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구하라하면 트랙터 소녀로도 기억된 것처럼 말이지요. 단 구하라와 패턴이 약간 비슷해서 시즌2의 구하라라고 불릴 수 있는 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2에서 아마 에이스급으로 여겨졌을지 모르지만 최근까지 가장 아름다운 병풍으로 있다가 어제야 비로소 분량을 뽑아낸 수지가 과연 앞으로 <청춘불패2>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계속 지켜봐야 겠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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