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망언, 말실수로 말수를 줄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는 마이크를 관계자에게 넘겼다. 윤 후보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게임업계 불공정 해소’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윤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와 국민의 직접 감시 강화 ▲게임 소액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e스포츠 리그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평 해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답변은 함께 자리한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하태경 게임특위위원장이 도맡았다. ‘확률형 아이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는 질문에 하태경 위원장이 나섰다. 하 위원장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까지 해서 (게임사가) 폭리를 취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원칙은 게이머가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는 이런 조작 사기를 일삼지 못하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고, (게임사 내) 감시기구를 의무화해 일반 국민들이 감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답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가 유료 결제 아이템 한정인지, 게임의 모든 시스템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원희룡 본부장이 답했다. 원 본부장은 “단품 아이템만을 한정해서 (확률을 공개하는 것은) 빠져나갈 구멍이 많기에 범위를 넓여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다만 게임 알고리즘 자체에 대한 지나친 개입은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게임 산업의 불합리한 규제 정비 및 사용자 권익 보호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는 국내 게임 스타트업에 대한 진흥책을 묻는 질문에 “오늘 공약은 게임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별도의 게임산업 육성 진흥책은 따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윤 후보는 게임 전문 매체와의 서면 인터뷰 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늘 입장은 인벤과의 인터뷰 내용과 정반대인데 이 지점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윤 후보는 “게임관련 매체와 인터뷰 한 사실은 없다”며 “(인벤에서) 서면 질의가 왔는데, 거기에 대한 의견을 선대위 내부에서 조율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대변인이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검토하거나 내부 논의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저는 26년간 법을 집행해온 사람으로서 어떠한 상품들도 공정거래를 위해서 상품의 내용은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기업에도 산업에도 궁극적으로 도움된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즐겨하는 게임이 있는가’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윤 후보는 “정책 본부의 제언을 받고 그때부터 (게임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했다”며 “평소에는 제 연령대도 그렇고 그렇게 관심을 갖지 못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일 윤 후보는 게임 전문 매체 ‘인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사행성 논란이 나올 정도로 게임이 만들어지거나 운영되지 않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게임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요인으로 수익성 추구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는 점에서, 기업으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영업비밀 공개 의무화 등의 강력한 규제도 무조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대다수 게임업체의 혁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법적규제의 방향과 강도가 유저들의 신뢰회복을 넘어 게임산업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정도로 과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해당 인터뷰가 게재되자 인벤에 "윤 후보는 게임 산업을 모른다는 것에 나의 모든 것을 건다", "윤 후보를 찍으면 안 될 이유가 더 생겼다", "온몸으로 게이머들한테 자신을 찍지 말라는 것 같다" 등의 비판 글이 쏟아졌다.

한편 이날 윤 후보의 공약 발표회와 관련해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는 페이스북에 "(윤 후보는) 준비해온 대본만 열심히 읽더니 기자들의 질문에는 뻔한 대답 말고 전부 하태경, 원희룡 씨가 답변한다"며 "나와서 마이크나 토스할 거면 도대체 왜 나온 것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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