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이선희 멘토스쿨이 독점해온 골든티켓이 50kg에 의해 주인이 바뀌게 됐다. 밴드 주제라고 하기에는 대부분 발라드한 노래를 선보인 반면 산울림의 ‘아니 벌써’를 선택한 50kg는 일단 선곡에서 다른 멘티들과의 차별성을 가져간 것이 시선 끌기에 성공했다.
물론 그렇게 해서도 멘토 점수 총점에서는 배수정에게 밀렸지만 이어 터진 전문심사위원 총점에서 배수정을 무려 4점 넘게 따돌리면서 골든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헌데 박정현이 9.8 점이라는 점수폭탄을 던질 때 윤상의 표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다른 멘토들 모두 점수에 놀라는데 유일하게 윤상만 아무런 표정 없이 정면만 주시했다.
일단 위탄2 4차 생방송의 주제는 박정현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다. 위탄2가 갈수록 인기를 잃어가는 이유 중 하나가 멘토들의 지나친 친목이라 할 수 있다. 서로를 배려하다 보니 멘티들에 대한 평가가 냉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청자에게 긴장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혹 좋지 못한 평가를 하더라도 점수는 서로가 비슷비슷해서 더욱 김빠진 오디션이 되고서는 무대 위의 멘티들에 대한 대중의 평가마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오디션 자체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누군가 하나는 총대를 멨어야 할 분위기였다. 보통은 가수가 아닌 작곡가 윤일상이거나, 예선 때 냉정한 평가로 눈길을 끌었던 윤상이 먼저 치고나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의외로 순하디 순한 박정현이 용기를 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헌데 지금의 위대한 탄생은 물에 물탄 듯 서로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투로 흘러왔다. 어떻게 보면 착한 것이겠지만, 국민의 관심이 쏠린 오디션을 끌어가기에는 무책임하고, 솔직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좋은 평을 했으면 높은 점수를 주고, 나쁜 평을 했으면 낮은 점수를 주는 일관된 행동도 보여주지 못했다.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비겁한 것이다.
위대한 탄생 시즌2는 시청자 관심이 줄어들 것을 각오하고 문자투표 비중을 대폭 줄였다. 그만큼 멘토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멘토들은 시즌1의 멘토들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심사하려는 것보다 서로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고 하는 복지부동의 자세에 더 가까웠다.
이에 여린 박정현이 반기를 든 것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박정현이 50kg에게 준 9.8점이라는 점수에 대한 타당성을 떠나 지루하게 흘러가고 있는 맥 빠진 위대한 탄생에 돌을 던졌다는 것만은 절대 반길 일이다.
한편으로, 이번에 탈락한 장성재의 경우 온라인 사전투표에서 5위였었다. 이제 톱 5이 겨루는 다음 주부터는 온라인투표의 순위와 점수도 당락에 미치는 영향도 조금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자투표도 한쪽으로 크게 몰리는 것 같지는 않아 모든 점수에 고루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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