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정환] 상장 이후 초심을 잃었단 비판을 받는 기획사가 있다. 바로 하이브다. 최근 하이브가 내놓은 잠옷 한 벌이 11만9000원, 베개 6만9000원이라는 고가 마케팅 정책이 가능했던 까닭은 방탄소년단 진이 디자인 기획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해당 잠옷과 베개는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매진됐다.

하이브의 이 같은 고가 프리미엄 정책은 방탄소년단의 명성이 따라줬기에 가능했음을 상기해야 한다. 아미에게 방탄소년단의 명성이 덧입혀진 상품을 소비하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이들은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활동과 소통을 통해 팬심을 충족할 기회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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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음악활동 도모라는, 아미가 우선적으로 원하는 바를 도외시하고 있단 점에서 문제점이 야기된다. 대신 부대사업에만 열중하는 듯한 상황이 우려를 자아낸다.

3년 전, 윤석준 대표이사는 인터뷰를 통해 “‘고객 경험’ 확장과 혁신을 강조”하고 “아티스트를 따르는 이들을 단순한 팬덤이 아닌 고객이라는 가치로 승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하이브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 윤 대표이사의 이 같은 발언에 공감할 아미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간 하이브가 밟아온 사업 정책을 되돌아보면 더욱 의문이 든다.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NEW YEAR’S EVE LIVE)의 VOD 가격 책정에서 하이브의 아미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았다. 하이브는 다시보기 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4K도 아닌 1080P 화질 제공에 3만 9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소비자 불만이 100건 이상 접수된 ‘아이돌 굿즈’ 온라인 쇼핑몰은 2020년과 21년 연속으로 빅히트 산하 위버스가 유일하다. 굿즈의 하자나 불량으로 소비자가 교환과 환불을 요구했을 때 위버스샵이 자사가 인정하는 불량 범위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해 환불을 거부하거나, 소비자에게 반송비를 전가했기 때문이다.

하이브 [하이브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하이브는 아미 멤버십 정책 ‘아미 멤버십: 머치 팩’을 17만 5천 원이라는 고가에 책정했다. 하이브의 일련의 정책과 마케팅이 과연 아미를 위한 배려가 우선순위인 기획사였다면 가능했을까를 묻고 싶다.

분명 아미는 BTS를 위한 아미인데, 잠옷 고가 마케팅을 위시한 일련의 정책을 보면 기획사를 위한 아미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하이브가 웹툰 등의 부대사업 확장보다, 상장 이전처럼 방탄소년단의 원활한 음악적 활동을 보장하고 아미와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획사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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