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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승부조작, 검찰수사 전면 확대해야[블로그와] 디제의 야구 이야기
디제 | 승인 2012.03.02 10:05

승부조작 혐의로 의심받던 모 투수가 검찰에 체포, 구속되면서 프로야구 승부조작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포스트 시즌의 만만한 상대를 선택하기 위해 져주기 논란이 있었지만 선수 개인이 브로커로부터 사례금을 받고 승부조작에 나서다 구속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31년의 프로야구 역사에서 최대 오점을 남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승부조작으로 인한 현역 선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KBO는 뒤늦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승부조작을 자진 신고하는 선수는 상벌위원회에서 정상을 참작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수사권을 지니지 못한 KBO가 승부조작의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사태의 주도권이 검찰로 넘어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어 여론이 악화되어도 속수무책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이번 달 중순으로 다가온 시범경기 개막과 한 달 앞으로 예정된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전에 악재를 털어버리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입니다.

   
▲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야구위원회(KBO) 로비 ⓒ연합뉴스
현 시점에서 승부조작 선수에 대한 KBO의 정상 참작 방침은 프로야구 승부조작을 바라보는 여론의 냉엄한 시선과는 한참이나 동떨어진 것입니다. 이미 프로게임과 프로축구,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을 자행한 선수들이 퇴출된 전례를 감안하면 KBO가 취할 수 있는 조치 역시 하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에서 정정당당하지 못한 승부에 연루된 선수의 조작이라는 부끄러운 범죄 행위에 대해 썩은 살을 완전히 도려내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지는 못할망정 벌써부터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적당한 선에서 봉합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셈입니다.

구속된 선수 외에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또 다른 투수도 또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BO가 원하는 대로 사태가 적당한 선에서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구속된 투수가 트레이드 이전에 조작에 가담했던 점을 감안하면 승부조작이 특정 구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소속 구단과 무관하게 광범위하게 자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검찰의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는 특정 구단과 선수에 국한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전면 확대해야 합니다. 브로커와 연루되어 거액의 사례비를 받고 승부조작을 자행한 선수가 고작 두어 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독버섯처럼 널리 퍼진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의 숫자를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승부조작 수사가 두어 명의 선수를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되면 국민들은 검찰은 물론 KBO와 프로야구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고 등을 돌릴 것입니다. 신뢰를 잃은 팬들이 등을 돌리면 자사의 이미지 홍보를 위해 거액의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국민이 등을 돌린 프로야구팀에 수백억을 투자하며 운영할 이유를 상실할 것입니다.

승부조작 사건이 먼저 밝혀진 프로축구와 프로배구는 리그 존폐론까지 떠올랐지만 검찰의 수사가 종료된 후 다시 예전의 인기를 회복했습니다. 프로야구 역시 위기가 기회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털어낼 각오가 절실합니다.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프로야구, 죽어야 살 수 있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디제  tomino@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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