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레터맨쇼에 나간다고 했을 때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여기서 "뜨거웠다"는 반응은 좋은 반응도 있고 나쁜 반응도 있는 엄청난 관심을 말합니다. "대단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반면에, "그거 가지고 뭘 그래?"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네요. 그리고 "거짓말이다"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지상파 최초 메인토크쇼 출연"이 거짓말이라는 것이지요. 원더걸스가 먼저 출연했다는 겁니다.

그 말 많은 데이비트 레터맨 쇼에 나온 경험에 대해 소녀시대의 막내 서현이가 이야기했습니다. 이제는 서현이가 언니들 없이 예능에 혼자 나올 짬밥(?)이 되었네요. 물론 2년 전에 <라디오스타>에 혼자 나간 적이 있긴 하지만, 소녀시대에서 서현 홀로 예능에 내보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서현이가 혼자 나왔네요. 이제 서서히 예능에 적응하는 중인 걸까요?

일단 많은 한국인들이 "소녀시대가 오버한다"라고 느낄 수 있는 면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터맨쇼"가 얼마나 큰 쇼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우니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미국 메인토크쇼"인가 보다 하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점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 서현의 말에서 살짝 빌리겠습니다. 소녀시대가 레터맨쇼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티파니가 유난히 눈물을 글썽거리며 좋아했다고 합니다. 원래 티파니가 리액션이 큰 면이 있지만 이때 그런 남다른 반응을 보인 건, 바로 티파니는 미국에서 컸던 터라 다른 멤버들과 달리 그 쇼가 얼마나 대단한 쇼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데이비드 레터맨 쇼는 어떤 쇼일까요? 데이비드 레터맨쇼의 시작은 약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3대 거대 지상파라고 불리는 CBS, NBC 그리고 ABC 중에서 NBC에서 시작했었습니다 (그 당시 이름은 Late Night with David Letterman). 그러다가 1992년 NBC와의 계약이 끝났는데 그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이 있어서 데이비드 레터맨은 CBS로 옮겨 자신의 이름을 건 현재 이름인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로 출발합니다.

현재 이 쇼는 심야프로그램 중에서 평균 시청률 제 2위에 해당하고, 심야 프로그램 중에서 3번째로 많은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2월 17일 기준으로 약 3631 에피소드로 CBS에서만 한 횟수이다). 2002년에 이 쇼는 미국 TV가이드에 나오는 가장 위대한 50개의 쇼 중에서 7위에 해당하는 명망이 있고 지명도가 높은 쇼지요.

현재 코난 오브라이언, 제이 레노 쇼 등과 함께 가장 명망 있는 심야 프로그램이며, 미국 토크쇼 전체를 통틀어도 5~10위 안에 드는 엄청난 토크쇼입니다. 이런 쇼에 출연하는 것은 참으로 큰 영광이자 기뻐 뛸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거죠.

이쯤에서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최초의 지상파 출연”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보자 합니다. 일단 소녀시대가 한국인 가수 최초로 미국 지상파에 나간 것은 "아닙니다." 최초로 지상파에 출연한 건 원더걸스가 맞습니다. 웬디 윌리암쇼는 Fox 채널에서 방송하며, 그리고 케이블 방송인 BET에서도 방송합니다. 원더걸스의 경우는 Fox와 BET 둘 다 전파를 탔습니다.

그리고 Wonder Girls가 잠깐 나온 ‘So You Think You Can Dance’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비록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지상파에서 전파를 탄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쓴 이유는 일부 소녀시대 팬들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원더걸스가 나갔던 방송은 케이블이다”라고 하는 것을 보고 "그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짚고 넘어 가려는 것이지요.

하지만 소녀시대가 출연한 방송이 미국 3대 방송에 든다는 것 역시 맞는 말입니다. 아마 누눈가가 그것을 잘못 해석해서 "지상파"라고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어제 강심장에서는 "한국 가수 최초 지상파 메인토크쇼 출연"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 가수 최초 미국 지상파 '메인토크쇼' 출연"이 맞다고 볼 수 있겠네요. 즉 소녀시대가 원더걸스에 비해서 지상파 데뷔 자체만 놓고 보자면 느린 것이지만, 소녀시대가 나간 데이비드 레터맨 쇼와 그리고 라이브 위드 켈 리가, 원더걸스가 나간 웬디 윌리엄스와, You think You can dance보다는 인지도가 더 많은 방송이라는 것이에요. 요약하자면 최초 진출은 원걸이고, 파급력 면에서는 (방송 그 자체만 볼 때) 소시가 더 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몇 분 나간 것 가지고" 등의 반응인데요. 미국 방송에서 그것도 미국 국민들이 상당히 많이 보는 무대에 선다는 거 자체로 떨릴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미디어의 부풀리기야 소녀시대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관심 끌기 제목들이기는 하지만 (이를 테면 "미국 점령, 프랑스 점령" 등등), 그래도 한국을 대표해서 미국 최고의 토크쇼 중 하나에서 짧은 공연이라도 하도 왔다는 건 소녀시대로서도 영광인 일이고, 팬들로서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녀시대의 미국 진출은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소녀시대 특히 제시카와 티파니는 더더욱 떨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미국 첫 데뷔 (정식 데뷔는 아니지만 첫 걸음을 떼는 자리인 만큼)를 짧지만 큰 무대에서 했다는 게 참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가끔 이런 글을 적거나 어제처럼 방송 후 기사가 나면 꼭 그 밑에는 팬싸움이 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원더걸스 팬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고, 소녀시대의 팬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정말 진정한 팬이라면 서로 응원해주거나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서로 깎아내리지는 않을 거라고 믿거든요. 어제 서현의 에피소드의 나온 말처럼 두 팀 모두 한국의 자랑스러운 소녀들이니까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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