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올해엔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예능이나 드라마가 성적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예능이 하나 있는데 그 프로그램이 기를 못 펴고 시청률 부진에 허덕이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바로 <청춘불패2>입니다.

<청춘불패2>의 가장 큰 문제는 메인MC의 부재라고 봅니다. 현재 <청춘불패2>의 엠씨진은 이수근, 지현우, 붐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그나마 붐 정도만 제대로 해주는 편이지요. 셋 다 메인MC로서의 경험이 전혀 없을뿐더러, 이수근은 G8과 아예 동화되지 못하고, 지현우는 기본적으로 그냥 배우일 뿐입니다.

붐은 MC로서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G8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붐은 메인 엠씨로서는 부족하지만 보조 MC로만 본다면 잘해주고 있습니다. 붐에게서는 시즌1의 김태우의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촐싹거리는 것도 평소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에 비하면 많이 줄었으며, 무엇보다도 지금의 MC 세 명 가운데 멤버들이 가장 의지하는 사람이 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 <청춘불패2>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이 찍혔습니다. 사실 그 장면은 시즌1의 김태우와 현아의 장면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카라의 막내인 강지영이 아무렇지도 않게 붐의 등에 떡하니 업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게임을 하는 순간도 아니었고, 붐이 강지영을 업었어야 하는 장면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지영은 붐의 등에서 장난을 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줬지요. 정말 편하게 느끼는 오빠가 아니면 아무런 거부감과 부담감이 없이 업히진 않겠죠. 그 점만 보더라도 강지영을 비롯한 G8 멤버들이 다른 MC들은 몰라도 붐에게는 정말 편한 감정을 느낀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붐과 아이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아이돌 전문MC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붐이고, 붐은 웬만한 아이돌 예능에는 항상 끼어있었거든요. "붐기가요"를 중심으로 한 붐라인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구성이 아이돌입니다.

그렇다면 붐은 어떻게 아이돌의 대장이자, 남자 아이돌에게는 좋은 형, 여자 아이돌에게는 편한 오빠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난주 <청춘불패2>에서 두 가지 이유를 제공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붐 자신이 실패한 아이돌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방송인"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붐 자신도 한때 아이돌의 길을 걸을 때가 있었지요. "Key"로 데뷔했으나 가요계의 문이 잠겨버렸고, Nuclear로 데뷔했으나 시원하게 클리어당했으며, 레카로 데뷔했으나 가요계에서 견인되어버린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표현 자체는 붐의 <청춘불패2> 의 고민에서 빌림)

그래서 그런지 붐이 아이돌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아이돌의 꿈을 키웠으나 실패한 까닭에 아이돌이 겪는 시행착오나 스케줄을 뛰면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동정심을 느끼게 된다구요.

그래서 케이블 방송에서 특히 갓 데뷔한 아이돌들을 대할 때 붐의 태도를 보면, 정말 상대방이 무명이든 잘나가든 상관없이 아이돌에게 편안하게 대하는 자세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붐과 신인시절을 보낸 아이돌 가운데 지금 국민아이돌로 성장한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이 있고 많은 남자 아이돌들, FT Island, 샤이니, 비스트, 엠블랙 등이 있지요. 본인이 실패한 아이돌이라는 점은 붐이 아이돌에 대해서 좀 더 이해심을 가지고 그들을 편하게 대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붐과 아이돌이 만났기에 아이돌들이 편하게 느끼고 죽이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붐에게 실제 현재 아이돌들과 비슷한 또래의 여동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리 편하다 하더라도 여자 아이들이 오빠에게 마음을 여는 게 쉽지는 않을 텐데, 붐은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나는 동생이 있어서 여자 아이돌들이 좋아하는 것과 그들의 관심거리에 대해서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붐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들만 있는 집에 태어난 여동생이라서 그런지 더더욱 자신이 예뻐하고 잘해준다는 뉘앙스를 방송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아마 그런 여동생과 대화를 많이 하고 시간을 보내다보면 지금 데뷔하는 여자아이돌 또래들의 관심사, 이야기, 고민 등을 잘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렇다고 여자아이돌이 붐에게 심각한 고민 등을 털어놓지는 않겠지만, 아예 형제사이에서 큰 오빠하고 여동생과 함께 자란 오빠하고 느낌이 다르듯이 붐에게서 느끼는 감정이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아마 그런 점과 붐 특유의 싼디, 그리고 위에 언급한 점과 함께 어우러져 여자아이돌들과도 어색함이 없이 조화롭게 방송을 할 수 있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붐은 아이돌 사이에서는 꽤나 친분이 좋은 형 혹은 오빠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유난히 아이돌이 붐과 잘 어우러져 장난도 잘 치고,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강심장>에서 밝혀진 써니 이야기처럼 붐과 스스럼없이 오빠 동생으로 연락하는 아이돌들도 꽤 될 것 같습니다.

<청춘불패2>에서 붐을 메인MC로 보자면 많이 부족합니다. 일단 붐은 "스튜디오형"의 MC라고 볼 수 있고, 기본적으로 아직 메인MC로는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물론 케이블 예능에서 메인MC의 경험이 있긴 하지만 그건 조금 성향이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이죠. 그리고 아쉽게도 <청춘불패2> 초반에 자신의 유행어인 "있어 있어 있어" 등을 너무 밀고나가는 등 자기가 조금 더 돋보이려고 하는 점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 점은 자기 분량 챙기기에 바쁜 이수근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붐은 어느 순간부터는 어느 정도 멤버들에게 양보하며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붐을 보자면 <청춘불패> 시즌1에서 김태우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청춘불패2>에 새로운 MC가 투입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붐에게 부탁을 하고 싶네요. 아이돌과의 호흡이 잘 맞으니 이제부터는 멤버들의 캐릭터를 잡아주는 데 신경을 써달라구요. 캐릭터를 잡을 면이 수두룩하게 나오지만 이수근은 자기 분량 뽑느라 바쁜 데다 걸그룹과 어우러지지도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각자의 캐릭터 만들어주고 멤버들의 관계를 엮어주는 데 조금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만약 그렇게 해서 시청률 부진 극복까지는 모르겠으나 조금이라도 <청춘불패2>의 재미나 캐릭터 등이 산다면 붐은 정말 아이돌의 대장으로는 손색이 없을 것 같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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