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미디어스
'BBK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 씨가 4.11 총선 엿새 전에 귀국해 가짜편지 배후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는 내용의 YTN 단독 보도를 YTN 사측이 가로막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3일 YTN노동조합 공정방송추진위원회에 따르면, 22일 YTN 사회1부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단독 기사를 작성했으나 윤두현 YTN 보도국장이 이를 '보류'시켰다. "새로울 것 없는 함량 미달의 기사"라는 이유에서다.

윤두현 보도국장은 MB특보 출신인 구본홍 사장 시절 정치부장을 맡았는데, 당시 "정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 된다"며 리포트를 일방적으로 불방시킨 것으로 전해진 인물이다. 때문에, YTN노조는 지난해 11월 윤두현 보도국장 임명 당시 "YTN 보도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거세게 반대했었다.

윤두현 국장이 '보류'시킨 'BBK 단독' 기사에는 "(신명 씨가) 가짜 편지 작성을 지시한 이른바 '윗선'을 공개적으로 모두 밝히겠다는 것이다" "17대 대선 엿새 전 홍준표 의원이 자신의 편지를 공개했기 때문에 4.11 총선 엿새 전을 디데이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홍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결심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신씨가 강조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23일 성명에서 이 같은 기사를 '함량 미달'이라며 '보류'시킨 보도국장을 향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구차한 변명"이라며 "진짜 이유는 '권력에 대한 눈치' 밖에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공추위는 "그동안 '총선 전 입국 계획'으로만 알려졌던 가짜 편지 주인공 신 씨가 총선 엿새 전에 배후 등 진실을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라는 사실은 YTN만 알게 된 새로운 내용"이라며 "정국의 핵으로 떠오를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한 속보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독보도까지 틀어막으면서 어찌 YTN의 경쟁력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 매우 중대한 공정방송 훼손 사태로 규정하고 이를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며 "보도국장과 사회1부장은 보류시킨 기사를 즉각 제작, 방송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문제는 내주 초 열릴 YTN노사 공방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KBS <뉴스9>은 지난 8일 신명 씨가 '총선 직전 입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으며 '문제의 편지를 한나라당에서 검토까지 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으나 해당 리포트는 전국 뉴스 시간대가 아닌 9시 37분 경에야 방송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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