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심장은 김부선 특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부선 하나로도 이미 강심장을 들었다 놨다 반복할 판에 깜짝 등장한 미모의 외동딸 역시 엄마에 뒤지지 않는 독한 입담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한마디로 김부선 모녀의 예능대첩이라고 해도 좋을 이번 강심장은 도대체 이 모녀의 이야기에 울어야 할지 아니면 웃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이런 경우다. 김부선의 딸 이름은 이미소. 이 이름은 김부선이 힘겨운 시간들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었던 칼린 지부란의 <눈물과 미소>에서 따와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이름의 주인인 딸은 그 의미를 지금까지 몰랐다가 강심장 스튜디어에서 처음 듣고 힘들었던 엄마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김부선은 느닷없이 “내가 그렇게 지적이야”하며 반전웃음을 자극하는 것이다.
보통의 연예인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표현력에 다들 놀라면서 이미소를 칭찬하자, 김부선은 다시 추임새를 놓았다. “얘 태권도 유단자야. 이거(돈) 엄청 썼어”하고 소리를 높였다. 이승기는 또 다시 MC석을 박차고 나와 무릎을 꿇을 정도로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했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전 안 했어요“라고 대답하는 태도가 글로는 전달하기 힘든 예능적 센스가 듬뿍 담겨 있었다.
딸 이미소 역시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대학 3학년 때 출연한 작품이 주변으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자 자신감이 생겨서 엄마를 초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함께 작품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차 안 분위기가 대단히 냉랭하더니 결국 엄마 김부선은 “너 그렇게 연기하라고 그 돈 들인 줄 아냐고 하며 너 유치원 학예회 하니?”하며 결국 “너랑 있기 힘드니 저기서 내려”라며 차를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가 올림픽대로 한복판이었다.
김부선이라는 배우는 아직도 쉽게 좋다 나쁘다를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 과거에 그녀를 힘들게 했던 사회의 가치관과 상식이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그녀 곁에 아주 잘 자라서 아리따운 모습으로 앉아 있는 딸과의 투 샷은 진정 아름다워 보였다. 어느 한 쪽이 아름답지 못하면 투 샷이라고 달라질 수 없다는 점에서 김부선이 받았던 많은 상처들에 작은 위안이 될 것 같았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