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22일 이사회를 앞두고, MBC노동조합이 방문진을 향해 "지난 2년간 MBC를 완전히 망가뜨린 김 사장을 그대로 둔다면 MBC 구성원들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며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을 주문하고 나섰다.

방문진 이사회는 22일 오후 3시로 예정돼 있으며,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문진 이사회 역시 여야 '6 대 3' 구도인 탓에 해임안이 제출된다 하더라도, 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 1일 방문진 이사회가 열렸으나 김재철 사장이 '노조원들의 물리력 행사'를 이유로 불참함으로써 회의가 22일로 연기된 바 있다.

▲ 21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 앞에서 파업집회를 가진 MBC 노조 조합원들이 "김재철 사장 해임"을 방문진 이사들에게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승욱

지난달 30일부터 '공정방송 쟁취'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MBC노동조합은 21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어 "김재철을 가만두는 방문진은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MBC 간부급 사원 135명은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김 사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조원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내일 이사회 안건으로는 '결산보고' '파업상황 보고'만 올라와 있다. (김 사장을 해임시키지 않고) 방문진이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만약 방문진이 현재의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려고 한다면 MBC 구성원들의 분노는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 앞에서 개최된 집회에서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승욱

정영하 위원장은 "방문진은 지난 2년간 MBC를 완전히 망가뜨린 김재철 사장의 과오에 대해 철저히 따져물어야 한다"며 "싸움이 내외부로 확산되고 있는데, 우리는 적당히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방문진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 MBC를 바로세우라는 사회적 합의 차원에서 지난 88년에 세워졌다. 그 후 23년간 때때로 흔들리기도 했으나 MBC 독립을 위한 병풍 역할을 나름대로 해왔다고 판단한다"며 "그런데 이 정부 출범 이후 '정권의 방문진'으로 돌변했다. (김재철 퇴진이라는) MBC 구성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4년간의 오명을 씻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발언이 끝난 이후 이용마 홍보국장과 함께 6층 방문진 사무실을 찾아가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김 이사장은 이날 외부 강의를 이유로 자리를 비워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정영하 위원장은 'MBC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게 된 이유'라며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벌어진 보도, 시사교양, 라디오프로그램 불공정 사례 등을 정리한 자료를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에게 전달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