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MBC 사장 ⓒMBC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2일 이사회에서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 여부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MBC 간부급 사원 135명이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김 사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참여한 135명 가운데 63%는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비조합원이며, MBC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간부급 사원 성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입사 21~35년차의 MBC 간부급 사원 135명은 '현 사태를 우려하는 MBC 입사 20년 이상 사원'이라는 이름으로 21일 성명을 발표해 "20년 이상 MBC에 몸 담아 온 우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김재철 사장이 해야 할 마지막 일은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파업 4주가 되도록 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고 노조를 업무방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파행은 김재철 사장이 MBC를 사상 최악의 파국으로 이끌었다는 역사적 기록을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의 재임기간은 MBC에 유례없었던 갈등과 추락의 시간이었다. 과거에도 편파보도 논란이 있었지만 그 질과 양 면에서 김재철 사장 재임기간과 비교할 만한 사례는 없었다고 우리는 단언한다"며 "내곡동 사저 축소보도, 서울시장 선거 편파보도, 4대강 등 현 정부 주요 실책에 대한 비판 외면 등 이루 열거하기 힘든 공정성 침해논란이 있었고, 그 결과 MBC의 신뢰도는 현저히 저하됐다"고 탄식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로 경영실적을 올렸다'는 김 사장의 항변은 일면 사실이다. 그러나 저항하는 구성원들을 징계와 인사발령으로 억압하고, 동조하는 일부 구성원들에게는 납득하기 힘든 정도의 즉흥적 시혜를 남발하는 비민주적 사내 통치가 이뤄졌다"며 "그 결과 MBC의 자랑이었던 자율적, 창의적 문화는 사라지고 윗 사람 눈치만 보는 해바라기 문화가 횡행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과 반발로 사태가 악화돼 MBC가 국가적 대사인 4.11 총선 선거방송조차 제대로 해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무슨 명분으로 국민을 대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김 사장 및 경영진이 자신들의 책임은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고 후배들의 항거를 탄압하는 것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명에는 국장 직급(9명), 부국장 직급(30명), 부장 직급(47명), 부장 대우 직급(38명) 등 다양한 간부급 사원들이 참여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이미 김재철 사장은 2010년 자신의 취임을 반대하는 파업 당시 비판 성명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을 승진누락과 보직 제외로 보복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인 135명이 참여한 것은 사장 퇴진 외에 위기의 공영방송 MBC를 되살리는 길이 없게 된 현실을 구성원 모두가 확인하게 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성명에 참여한 간부급 사원 135명의 이름.

강석범 강자중 강재형 강태선 고성호 고연도 고재경 곽동국 김상규 김상균 김상훈 김성환 김수인 김애나 김영호 김용관 김용범 김용현 김재균 김재현 김종규 김지연 김현경 김현주 김환균 남 표 문수정 민현기 박관수 박병완 박상열 박성수 박승규 박신서 박영춘 박원희 박정근 박정문 박태경 배상무 배준 백성흠 변창립 서영오 서영호 서정창 서태경 손인식 송요훈 송일준 송형근 신기옥 신석화 신현귀 심재구 안성일 안종남 안종환 안혜란 양영호 양찬승 오상광 오성수 오영철 오진택 오창식 오현창 왕규석 우경민 원경희 유덕진 유한기 유현상 윤경진 윤미현 윤병채 윤화중 이길섭 이명재 이모현 이병국 이보경 이봉재 이순구 이승렬 이우상 이은규 이인규 이정식 이종엽 이택주 이후신 임경래 임대근 임민규 임시우 임채유 전광선 정성후 정영철 정원식 정종훈 정찬형 정창남 정형일 조능희 조수현 조순미 조정선 조형재 차상익 채규태 채환규 최병륜 최삼규 최상일 최석기 최성욱 최승호 최영길 최용익 최종대 최중억 최형종 한영식 한정우 함윤수 홍동식 홍상운 홍석진 홍성기 홍은철 홍주화 황선숙 황외진 (이상 135명, 보직자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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