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힐링캠프>에는 빅뱅의 두 멤버들이 출연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교통사고"와 "대마초 흡연"으로 인해 곤욕을 치는 대성과 지드래곤입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고 나서 뭔가 씁쓸한 기분과 함께 안도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대성에 관해서는 약간의 안도감이, 지드래곤에 관해서는 씁쓸한 맛이 느껴졌지요.

말하는 태도와 방식에 관련해서 대성과 지드래곤은 상반된 태도를 나타냈습니다. 둘 다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태도는 약간 달랐던 것이지요. 물론 사람 속마음은 알 수가 없다고 하지만 일단 겉으로 드러난 지드래곤의 태도에는 솔직히 아쉬운 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여전히 사람을 두려워하는 대성, 그렇지 않은 지드래곤

두 사람을 방송에서 맞이했을 때의 첫 느낌은 이랬습니다. 대성은 여전히 주눅이 들어 있었고, 지드래곤은 "실수는 실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하는 듯한 뉘앙스를 주었습니다.

일단 대성에게서는 뭔가 두려워하는 눈빛, 행동이 눈에 선합니다. MC들의 시선을 회피하고, 뭔가 말할 때도 다시 그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떠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MC 한혜진이 지적했듯, 대성은 방송 내내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는 듯 사실상 독백하는 것처럼 카메라도 MC들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태도가 보였습니다. 그런 대성의 태도에서는 진솔함이 우러나오는 듯했습니다.

반면 지드래곤의 태도에서는 그런 진솔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방식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목소리, 눈빛, 자세 등에서 대성만큼의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팬들의 말대로 "실수는 했지만, 다소 억울한 것도 있다"하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졌다고 할까요? 지드래곤의 태도에서는 어떤 면에서 약간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다리를 약간 꼬고 기대 앉아 마치 준비한 대답을 하는 듯 대답이 술술 나오는 모습을 보고, 대성과는 참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지드래곤과 대성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똑같은 리액션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그러나 전체적인 면을 놓고 보면 대성에 비해 지드래곤은 사건의 심각성이나 자기가 벌어놓은 일에 있어서 "잘한 건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억울하다"는 지드래곤 vs "죄송하다"는 대성

오늘 인터넷에 "지드래곤 억울하다"라는 식의 기사가 떠서 많은 팬들이 "기사 좀 제대로 써달라"고 한 것을 봤지만, 솔직히 그대로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드래곤도 인터뷰가 끝날 때쯤에는 "용서해주세요"라고 했고,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으며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나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허나 그 전에 억울하다고 말했을 때는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장 적게 피웠는데 가장 크게 혼난다"라는 식이라 어느 정도 억울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방귀 낀 놈이 성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바로 그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지드래곤은 사건을 축소하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극소량을 피웠다는 점이나, 모르는 사람에게 받아서 피웠다는 점, 이런 점들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둘러대기에만 급급한 면이 보이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기는 했어요.

지금 지드래곤의 상황은 본인이 얼마나 잘못했고 얼마나 많은 부분이 우연과 실수로 이루어졌는지 이런 것을 구분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지드래곤은 반성의 기미가 보이기는 했지만, 상황을 회피하고 축소시키려는 태도가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YG가 그러한 상황을 만들었다?

한 가지 유의해서 생각해 볼 점은 지드래곤의 대마초와 관련해서, YG의 파티와 관련된 방관이라는 점도 있지 않았나하는 점입니다. 지드래곤 대마초 사건이 논란이 된 후 한 사진이 올라왔는데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아주 흥청망청한 파티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YG팬들은 YG가 주최한 게 아니며 지드래곤이 마약을 한 파티가 아니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지드래곤의 발언에서 YG의 파티들이 얼마나 통제가 안 되는지 어느 정도 보여주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드래곤의 증언을 받아들였을 때, 지드래곤이 대마초를 흡연하게 된 파티는 절제되지 않은 파티였습니다. 매니저가 멤버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리를 하지 않았고, 또한 대마초가 드나들 수 있는 상황의 파티였다는 점이 지드래곤의 발언에서 암시되었습니다.

또한 지드래곤은 술도 많이 마신 상태라서 화장실에서 파티에 참가한 사람에게 아무 생각 없이 담배를 받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을 조합해서 생각해보면 YG의 파티 역시 예전에 그 올라온 파티처럼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술이 너저분하게 늘어져 있고, 모르는 외국인, 한국인이 드나들며 마약을 주고받는 통제가 안 되는 파티라고 생각해볼 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승리를 포함해서 모든 빅뱅 멤버들은 성인이고 스스로 술을 얼마나 마실지, 담배를 피우리 말지 결정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파티가 주선되어 관리가 안 되었고 결국 그것으로 인해 "대마초 흡연"이라는 범죄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보면, YG에서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며 그러한 환경을 마련해주었다는 데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결과적으로 <힐링캠프>는 여러 사람들의 표현을 빌자면 빅뱅의 특히 지드래곤에게는 <면죄부 캠프>가 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자숙기간이라는 게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일단 기간이나 태도부터 지드래곤과 대성은 엄청난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사고 후 모든 활동에서 빠져서(CF 포함) 작년 12월 YG 콘서트까지 7개월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대성과, 일을 벌인 지 4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지드래곤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제 <힐링캠프>는 솔직히 즐겁지만은 않은 방송이었습니다. 아니 이것을 시작으로 잘못하면 <면죄부캠프>로 둔갑하지 않을까도 걱정스럽네요. 어쨌든 지드래곤은 아쉬웠고 대성은 위로해주고픈 <힐링캠프>였습니다.

지드래곤은 "거짓말을 했다면 상대방을 못 봤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는 대성은 사람을 잘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사람을 쳐다보고 못 보고는 거짓말을 하고 안 하고의 여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잘못을 심각하게 뉘우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 때문에 얼마나 불안한가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지드래곤은 빅뱅의 리더일 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의 우상이기도 합니다. 지드래곤의 마약 사건 이후 "마약이 뭐가 대수냐"하면서 감싸주는 팬들도 있었는데, 그의 가벼운 처벌로 인해서 대마초를 가볍게 여기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지드래곤의 행보를 더 지켜보겠지만, 예전과 같이 그를 볼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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