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판'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야 하는 홍명보호. 과연 이 한 판을 멋지게 장식하면서 런던올림픽 본선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2일 밤(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에서 오만과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갖습니다. 현재 2승 2무를 기록하며 승점 8점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명보호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짓게 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홍명보호는 차분하면서도 탄탄하고 세밀하게 이번 오만전을 준비하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두 가지 이유

▲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이번 경기는 홍명보호의 운명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합니다. 지금껏 비교적 순탄한 행보를 보인 홍명보호라 해도 이번 오만전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면 아주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홍명보 감독, 올림픽팀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이번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홍명보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조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비기거나 지면 상황이 아주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오만과 승점 1점 차이인 홍명보호는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무조건 본선 진출을 확정짓지만 비기게 되면 최종전 카타르전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짓게 됩니다. 반면 지게 될 경우, 오만에 1위 자리를 내주며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조 2위를 한다고 해서 아예 기회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후 플레이오프 등 여러 가지 관문을 거쳐야 하는 만큼 아주 복잡한 여정을 이어가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본선 체제에 돌입하고 싶어하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이번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원하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습니다.

오만은 한국이 이미 두 차례나 이겨본 상대입니다. 평가전, 그리고 최종예선 1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 객관적으로는 편한 상대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경기 모두 한국에서 치렀습니다. 오만 원정에서 가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홍명보호의 중동 징크스가 마음에 걸립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중동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모두 1-1 무승부를 거두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모두 먼저 실점한 뒤 힘겹게 동점골을 넣으며 따라붙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전체적으로 한국 축구의 중동 징크스가 깨지고 있는 추세지만 유독 홍명보호는 이 징크스를 완전하게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징크스는 떨쳐내라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홍명보호는 본선 진출 뿐 아니라 중동 징크스 탈출이라는 또 하나의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남태희 가세-상승세 유지가 오만전 승리 관건

오만전 승리를 위해 홍명보호는 그야말로 총력전을 폅니다. 김보경, 백성동, 김현성 등 기존의 좋은 자원들 뿐 아니라 경험이 풍부한 남태희(카타르 레퀴야SC)의 가세가 눈에 띕니다. 빠른 발을 활용한 돌파력, 돋보이는 경기 운영 능력을 갖고 있는 남태희의 첫 올림픽팀 합류는 대표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최근 카타르 리그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 분위기를 이번 오만전에서도 보여준다면 팀 승리 뿐 아니라 올림픽팀의 꾸준한 중용 가능성도 살릴 수 있습니다.

또 일본 J리그파들을 조기 소집하면서 전력 담금질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동안 소집 문제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홍명보호지만 이번 J리그 선수들의 빠른 합류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갖고 호흡을 맞춰야 하는 홍명보호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 사우디전에서 힘겹게 무승부를 거두기는 했어도 아직 패배를 모르는 팀의 면모를 계속 보여주고 있는 만큼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과 호흡이 척척 맞는 조직력만 잘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오만은 이번 한국전 승리를 자신하며 '새 역사를 쓰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그 분위기에 도취돼 오만해진 오만에게 홍명보호가 철퇴를 가할 때가 왔습니다. 2003년, 성인 축구 대표팀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오만 원정을 가서 1-3으로 패해 체면을 구겼던 한국 축구는 올림픽팀이기는 해도 이번 원정 승리를 통해 다시 오만 땅에 한국 축구의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하는 이번 오만전. 이기는 결과와 좋은 내용을 보여주는 홍명보호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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