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해군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대표 6명이 16일 오전 카약을 타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 현장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바위에 올라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현수막을 들고 공사장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EBS 사측이 20일 저녁 방송예정이었던 EBS <지식채널e> '구럼비'편에 대해 "사회 통합의 측면에서 매우 우려되는 소재"라는 이유로 불방시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BS관계자들에 따르면, EBS 사측은 20일 특별심의위원회를 열어 <지식채널e> '구럼비'편에 대해 "(제주 강정마을 논란은) 최근 수년간 국가안보론과 환경보전론, 국가이익과 지역사회 이익의 충돌 등이 얽힌 사안으로서, 최근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과 정쟁 격화의 양상에 비춰볼 때 사회 통합의 측면에서 매우 우려되는 소재"라며 공정성 위배를 이유로 불방 결정을 내렸다.

<지식채널e> '구럼비'편은 3만년 전 용암에 의해 조성된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에 얽힌 전설과 함께 구럼비 바위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류성우)는 20일 저녁 성명을 내어 "정치적 현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EBS마저도 정치적 심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재 상황을 규탄한다"며 "본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방송함으로써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BS지부는 "방송심의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제작 프로그램과의 적합성을 심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EBS심의실이 개별 프로그램 아이템의 정치적, 사회적 영향까지도 자의적으로 판단했다"며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편파적 심의 및 징계와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심대하게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EBS지부는 도올 김용옥의 <EBS 기획특강> '중용, 인간의 맛'과 관련한 방송 축소와 관련해서도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BS내부에서는 심의과정에서 아이템에 대한 정치적 고려를 함으로써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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