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지드래곤과 대성이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과연 지드래곤과 대성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힐링일까 싶은 의문이 들었지만 근래 힐링캠프의 콘셉트에 푹 빠져있던 터라 습관 때문에라도 보게 됐다. 지금까지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게스트들과는 달리 아주 가까운 근래에 벌어진 일들이기에 대단히 민감한 시도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힐링캠프는 수순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대성의 늦은 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었고, 지드래곤은 모르고 핀 대마초 몇 모금 때문에 검찰수사를 받았다. 사실 여부는 따지지 않기로 하자. 그렇지만 적어도 사람이 한 명 죽은 일이다. 그리고 아직 일 년도 되지 않은 일이다. 사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도의적인 책임까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다른 말보다 가장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말로 시작했어야 옳다.
대성이 못했더라도 제작진이 그렇게 하도록 지도를 했어야 했다. 그리고서 다음 이야기를 꺼내도 1시간 10분의 시간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죽은 이에 대한 예를 차리지 못하고 서둘러 용서 받고, 치유 받고자 하는 태도는 많이 아쉬웠다. 물론 산 사람은 살아야 하기 때문에 대성이 언제까지나 어두운 그늘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사고 후 첫 방송이니 많은 준비를 했을 텐데 그것이 고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는 점은 많이 아쉬웠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고해성사를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 선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힐링캠프에 나온 대성과 지드래곤의 말은 결국 자기 잘못은 아니라는 것을 굳이 강조하는 것에 불과했다. 잘못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당연히 용서가 필요 없다. 심지어 지드래곤은 억울하다는 말까지 했다. 과연 잘못에 대해서 용서를 빌고 싶다던 말이 진심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