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매체를 통해서 "블락비 인터뷰" 관련된 내용과 "블락비 사과문"을 보게 됐습니다. 멤버들 하나하나가 상당히 장문으로 사과했더군요. 처음에는 무슨 실수를 했기에 이렇게 난리인가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영상을 보기 전까진 최근 티아라 사건처럼 "또 말실수 한 마디로 크게 잡혔나 보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인터뷰 동영상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첫 번째 문제는 28분의 긴 인터뷰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그 인터뷰가 무려 3주전에 했던 인터뷰이며, 세 번째는 경악스러운 내용이었다는 점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 인터뷰를 통해 블락비는 스스로 기본조차 안 된 아이돌임을 증명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 몇 마디 쓴소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블락비의 인터뷰를 보고 느낀 점은 인터뷰의 기본조차 안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쿠션이 있는 쇼파라 해도 대부분의 멤버들은 다리를 쩍 벌린 채 앉아있었고 몇 명의 인터뷰는 아예 뒤로 자빠져 기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멤버는 인터뷰 도중 발을 들어 발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고, 한 멤버는 일어나서 미친 원숭이 마냥 꺄악(실제로 원숭이 춤이라하네요)대면서 인터뷰 도중에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들의 인터뷰 자세를 보면 이들이 신인인가 할 정도로 삐딱한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인터뷰 시작 전에는 탁자에 올라가서 드러눕고, 인터뷰가 끝났다고 물컵이 있는 탁자위에 발을 얹어놓는 등 아주 기본조차 안 된 개념상실의 인터뷰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돌들의 데뷔 전후 인터뷰를 들어봤지만 이들만큼 안하무인하고 경망스러우며 방종한 인터뷰는 정말로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대표 아이돌 소녀시대, 원더걸스, 2PM, 빅뱅, 동방신기 등도 항상 정자세를 갖추고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데뷔한 지 1년 남짓 돼가는 블랙비의 무례한 인터뷰 방식은 경솔하다 못해 기본자체가 없어 보이기까지 하네요.

두 번째 문제는 이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 분별 안 되는, 기본지식도 없는 아이돌이라는 점입니다. 태국의 홍수 이야기는 태국인에게는 상당히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무식을 넘어서 몰상식하기까지 한 답변이었습니다.

태국 홍수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을 때 이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여러분들 홍수로 인해 마음의 피해나 이런 걸 많이 입었을 텐데... 금전적인 보상으로 인해서 마음의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진 건 돈밖에 없거든요."라고 한 멤버가 말하자, 다른 멤버가 "이번에 얼마 한다고 했지"하고 물었고, 인터뷰하던 멤버는 "한 7000...?"이라고 장난삼아 대답하는 것을 들었지요.

뭐든 것을 돈으로 해결한다는 몰상식한 마인드를 아무 생각 없이 드러낸 것입니다. 홍수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한테 금전적으로 "옛 다"하고 던져준다는 식의 발언이 정말 제정신을 가진 사람의 발언일까요?

물론 어떤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기부를 통해 금전적으로 지원을 베풀기도 합니다. 그런데 블락비의 어투는 "가진 게 돈 밖에 없다"라는 말을 더해 "남아도는 게 돈이니까 이거 가지고 위로나 해라"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들은 남의 아픔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한 것입니다. 그 사건에 대해서 할 말이 없거나,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특별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면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든가 아니면 어려움을 겪고 있을 태국 사람들에게 간단한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주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요?

마지막으로는 소속사의 반응입니다. 일단 현장에 있는 매니저는 그러한 질문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준비를 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할 때 주의를 주고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전에 장난치는 아이들을 다그쳐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만큼은 올바른 자세로 인터뷰에 진지하게 임할 것을 상기시켜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멤버들이 탁자에 올라가서 드러눕고 하는데도 그대로 진행되었다는 건 매니저나 소속사 관계자들도 이들의 무개념한 행위와 방종을 그저 방관하고만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저 묻어버리려는 소속사의 태도도 안 좋았습니다. 이 인터뷰는 무려 3주 전의 인터뷰입니다. 그렇지만 3주전에 이 인터뷰는 화제도 논란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소속사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사과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 했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3주 후에 비로소 이슈가 되자 그제서야 멤버들도 사과를 하고 소속사에서도 사과를 하는 등 처음엔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가 보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슈가 되지 않는 것을 굳이 사과를 통해 이슈화시키지 않겠다는 소속사의 마인드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지만 최소한 한국 사람들이 아닌 태국인들에게는 즉시 사과를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소속사나 팬들 중에 일부도 "재미있게 한 것이었다"하고 둘러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재미와 방종, 버릇없음을 구분하지 못하는 소속사라면 앞으로 블락비의 자세는 나아지리라 여기기 힘들겠네요.

이러한 인터뷰를 본 닉쿤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래의 글을 남겼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고 동료 연예인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닉쿤이지만, 태국인의 입장에서 너무나 불쾌했던 인터뷰에 그들을 나름 점잖게 타일러준 것이지요.

정답입니다. 태국에 대한 그 정도 인식이 없었다면 태국을 아예 가지를 말았어야지요. 나라 망신을 시키고 KPOP 망신을 시키려고 태국까지 방문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실수라고 말하기에는 인터뷰가 길었습니다. 말 한두 마디 개념 없이 한 것이 실수라고는 할 수 있지만 28분의 긴 인터뷰 동안에 아무도 그러한 말에 대해서 거부반응을 나타지 않고 오히려 동조하며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자기들 멋대로 행동한 것을 과연 "실수"라고 볼 수 있을는지요? 멤버 둘이 그러한 발언을 했을 때 아무도 말리는 이도 없었고, 눈치 주는 이도 없었으며, 오히려 다 동조하고 웃고 낄낄대는 모습을 정말 단순히 실수라고 볼 수 있을까요?

가끔 아이돌 사건이 터지면 팬들 중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실수는 실수니까 그냥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보답하면 된다"라고요. 물론 팬들이야 그렇게 감싸주고 싶겠지만, 대중 또한 그렇게 쉽게 이해하고 용서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완벽한 오산입니다. 스스로 일으킨 몰상식한 행동 때문에 블락비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요즘 아이돌의 인성과 관련되어 논란이 많은데 블락비가 정점을 찍어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