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2의 대세는 이선희의 멘티들이 장악해가고 있다. 구자명에 이어 두 번째 생방송 골든티켓의 주인공은 배수정이 되었다. 냇킹콜의 L-O-V-E를 상큼하고도 배수정만의 창법을 잘 살려 멘토와 전문심사위원 모두에게 최고 점수를 끌어냈다. 기존 엄친딸의 이미지에 귀염성까지 보여 호감도가 높았던 무대였다. 2위 역시 구자명이 차지해 이선희 멘티들이 단연 대세를 굳혀가고 있다.

그와 반면 위대한 탄생을 떠나야 하는 두 번째 탈락자를 냈다.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샘카터와 최정훈이 탈락했는데, 샘카터의 경우 멘토와 전문심사위원 합산 점수에서 꼴찌를 했으니 그나마 납득한다 하더라도 합산점수에서 6위를 차지한 최정훈의 탈락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또한 두 탈락자가 모두 사전 온라인투표의 순위와 일치해 눈길을 끌었다.

어쨌든 최정훈의 탈락은 결국 문자투표와 온라인 투표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장 순위 6위를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할 정도로 문자투표를 얻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보통 온라인의 경우 여성 도전자가 다소 유리하고, 문자투표에서는 남자 도전자가 유리한 것이 지금까지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드러난 특징이었는데, 위대한 탄생2에서 그 법칙(?)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어 앞으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헌데 러브송이 주제였던 생방송 2차 무대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열 명의 멘티들이 가요과 팝송을 다양하게 들고 나왔는데 구자명과 샘 카터가 공교롭게도 김종국의 노래를 부른 것이다. 게다가 더 신기한 것은 두 사람 모두 멘토들에게 아주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공통점까지 얻게 됐다. 구자명은 ‘사랑스러워’를 불렀고, 샘 카터는 ‘한 남자’를 선택했다.

비록 구자명의 경우 전문심사위원들에게는 후한 점수를 받아 합산 순위는 올라갈 수 있었지만 멘토들에게는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다. 물론 샘카터는 멘토와 전문심사위원 모두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구자명은 첫 생방송에서 골든티켓을 거머쥔 실력자이고, 샘카터 역시 만만치 않은 가창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김종국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만 것이다.

이것은 김종국의 저주였다. 요즘은 통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지만 새삼 김종국이 대단한 가수였음을 생각하게 했다. 김종국의 두 노래가 모두 히트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남이 부르기에는 쉽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결국 샘카터와 구자명 모두 선곡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오디션은 선곡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데, 김종국이 아닌 다른 노래 특히 샘카터가 팝송을 불렀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궁금한 것도 결과론적인 아쉬움이다.

선곡에 있어서는 오히려 정서경이 영리했다. 닐 세데카의 노래는 그다지 고음역이 필요치 않으나 불후의 올드팝답게 듣는 이에게 친근하다는 점에서 무난했다. 또한 냇킹콜을 선택한 배수정 역시도 자신이 가진 매력에 여성적인 면을 강조할 수 있는 발랄한 노래를 선택한 점은 좋은 작전이었다. 이처럼 같은 멘토를 두었다고 해도 명암이 갈린 것을 보면 선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위대한 탄생2 생방송 효과가 시즌1만 하지 못하다. 시청률도 그렇지만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것은 문자투표의 급감현상이다. 1회의 경우 70만, 2회 생방송에는 겨우 40만 콜에 머물렀다. 이는 시즌1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대폭 하락한 결과이다. 공정성을 위해 문자투표 배점을 과감하게 줄인 제작진은 심사가 편치 않겠지만 반면 그런 문자투표의 급감현상이 가져올 반전이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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