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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이나 할까?’만이 다룰 수 있는 대화의 영역 있었죠”[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권성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PD
이영광 객원기자 | 승인 2021.12.10 08:15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톡터뷰어 김이나가 셀럽과 마주 앉아 오직 카톡으로만 대화해 미세한 감정까지 포착하는 카톡 토크쇼 <톡이나 할까?>가 지난 11월 16일 63회 ‘나와의 채팅’ 편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톡터뷰’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주목받은 <톡이나 할까?>는 지난 14개월 동안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며 사랑받았다.

<톡이나 할까?>는 MBC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권성민 PD의 첫 단독 메인 연출작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을 마친 소회가 어떤지 이야기를 듣고자 지난 2일 서울 상암동의 한 커피숍에서 권 PD를 만났다. 다음은 권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톡이나 할까?> 종영 2주가 지났습니다. 이적 후 첫 프로그램이라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직하고 첫 프로그램이기도 한데요, 사실 단독으로 연출한 게 <가시나들>은 파일럿이라 처음으로 저도 정규 프로그램을 메인 연출로 오래 해본 거예요. 그래서 그게 더 감회가 큽니다. 그 과정에서 저도 새롭게 배우는 것들도 많았어요.”

카카오TV 예능 <톡이나 할까?> 권성민 PD (사진=이영광 기자)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요?

“한 프로그램을 긴 호흡으로 가져가면서 매주 꾸준히 체력을 유지하는 거나 중간중간 새로운 호흡들을 주는 거,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팀을 꾸려가는 것들에 대해서 순간순간 배우는 게 많았어요.”

보통 예능은 여러 PD가 같이 연출하는데, 혼자 하면 이끌어가는 데 부담이 크지 않나요? 

“작가님들도 계시고 다른 동료 PD들도 있어서 완전히 혼자 이끌어간다고 얘기하기는 조금 어렵긴 한데요. 보통은 메인 연출이 있고, 같이 연출하는 CO-PD들이 있죠. 저도 CO-PD를 몇 개 거치고 메인이 된 건데 저는 혼자 연출하는 게 좋긴 했어요. CO-PD와 나눠서 작업하다 보면 메인 연출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도움받을 수 있기도 하지만, 한 사람이 온전히 할 때의 통일성이나 아이디어들을 확 밀어붙이기에는 또 어려운 부분들도 물론 있거든요. 제가 생각했던 것들 부담 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메인 PD인 게 편했죠.”

이전 인터뷰에서 “김이나 작사가가 아니었으면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없었다”라고 하셨던데, 김이나 씨가 ‘작사가’라서일까요?

“김이나 씨가 뛰어난 작사가라는 것도 섭외의 중요 이유 중 하나죠. 일단 작사가는 짧은 글을 감각적으로 쓰는 분이잖아요. 어떻게 생각하면 카톡도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로 대화를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작사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경험을 항상 눈여겨보고 세심하게 파악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런 것들도 좋은 진행자, 좋은 인터뷰어로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물론 있는데요. 그렇다고 모든 작사가분이 다 그러신지는 모르죠. 제가 아는 건 김이나 씨뿐이니까요. 그거는 김이나라는 작사가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톡이나 할까?>는 토크쇼잖아요. 그러나 말이 아닌 카톡으로 한다는 게 다르죠. 그 외의 다른 점이 있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카톡으로 한다는 게 제일 큰 다른 점이죠. 그리고 MC가 김이나라는 점이 저희 토크쇼의 가장 다른 점인 것 같고요. 

‘왜 굳이 카톡으로 해야 되냐, 말로 했으면 좋겠다‘란 시청자 반응이 있었는데 사실은 그렇죠. 정말로 많은 얘기를 오랫동안 깊이 있게 하려면 말로 대화를 나누는 게 낫겠죠. 하지만 말로 대화 나누는 프로그램은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게스트가 나가면 할 수 있는 얘기도 비슷할 수 있죠. 그런데 카톡으로 대화를 할 때만 나타나는 그런 영역이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깊지도 너무 얕지도 않은, 묘한 영역이라고 할까요. 저희만 다룰 수 있는 대화의 영역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적인 대화 분위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실제로 출연자분들이 촬영하다 보면 자꾸 이거 촬영인 걸 깜빡깜빡 잊게 된다는 얘기들도 많이 하셨어요. 왜냐하면 스마트폰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물건이고, 또 촬영할 때 스마트폰 쓰는 연예인은 없잖아요. 근데 카톡으로 촬영을 하다 보니 되게 일상적인 느낌이 들어서 훨씬 사적인 분위기도 나는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말은 대충 얼버무릴 수 있는데 글은 생각이나 감정들을 문장으로 정확하게 정리를 해야지만 보낼 수 있다 보니까, 대화에 참여하는 분들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색다른 대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카카오TV 예능 '톡이나 할까?' 촬영장 [카카오TV 제공]

<톡이나 할까?> 보면서 ‘무언의 공공칠빵’ 게임이 생각나더라고요. 벌칙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벌칙이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게임인 건데 본질은 토크쇼니까요. 더 다른 결의 대화를 듣는 게 중요한 거니까 최대한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죠. 벌칙을 줘버리면 그때부터는 진짜 긴장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아마 제대로 된 대화를 듣기가 어렵지 않았을까요? 약간 다른 장르가 됐을 것 같습니다.”

초반엔 섭외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차츰 출연 요청이 많아졌을 듯합니다.

“일단 첫 회가 제일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보통 섭외하면 어떤 프로그램인지 모니터해보고 출연 여부를 고민하는데, 첫 회 게스트를 섭외할 때는 자료가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러니 말로만 설득해야 되고, 상상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근데 마주 보고 카톡을 한다는 게 어떤 건지 그림 그리기를 힘들어하셨어요. 첫 회 박보영 씨 섭외하는 데도 그래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기울였고요. 첫 방송 나가고 그 뒤로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저희가 스케줄 맞춰 조율하는 게 어려웠을 정도로 출연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섭외가 가장 어려웠던 게스트는 박보영 씨였겠네요?

“아무래도 첫 회니까 그렇죠. 사실은 첫 게스트 섭외보다 어려운 대상은 김이나 씨였죠. MC를 섭외하는 거니까. 오랜 시간에 걸쳐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어요.”

러브콜에 김이나 씨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느끼기에는, 저희가 섭외 들어갈 즈음은 김이나 씨가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저희 프로그램과 별개로요. 사람들은 김이나 씨를 방송하는 연예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김이나 씨는 스스로 연예인이라고 생각을 잘 안 하시거든요. 본업은 가사를 쓰는 작사가고, 방송은 그때그때 재미있고 진솔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하겠다는 입장이세요. 너무 바빠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던 것 같고요. 

심지어 <톡이나 할까?>는 본인 이름을 건 메인 MC로서의 자리잖아요. 그래서 고민을 좀 하시지 않았나 싶긴 해요. 근데 나중에는 이 콘셉트에 대해서도 저희가 설명했던 어떤 사람들보다 이해를 잘해주셨어요. 이후 너무너무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해주셔서 저희가 너무 감사하고 있죠.”

딘딘 씨 편 보니, 김이나 씨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한 것 같던데 왜 그렇게 하셨어요?

“그런 방식의 대화가 카톡 인터뷰일 때만 가능한 형태라고 생각했어요. 이게 토크쇼인데, 보통 토크쇼와 다른 대화 방식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잖아요.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대화하는 것도 가능한 거죠. 물론 목소리로 인터뷰할 때도 얼굴 가리고 음성 변조해서 대화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음성 변조로는 대화가 부드럽게 잘 안 되잖아요. 근데 카톡은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여도 아는 사람과 대화할 때랑 똑같은 방식으로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요. 

대화를 진솔하게 하긴 하는데, 게스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긴장감 같은 것들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특히 딘딘 씨랑 김이나 씨는 평소 친한 사인데 친한 사이끼린 오히려 더 하기 어려운 얘기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반대로 얼굴을 가렸을 때만 나올 수 있는 얘기들도 있을 것 같았어요.”

‘농인 엔터테인먼트 <핸드스피크> 잘 봐 언니들 수어예술이다’ 편 [카카오TV 제공]

농인 엔터테인먼트 ‘핸드스피크’가 출연한 게 인상에 남더라고요. 구경선 작가도 출연하셨죠. <톡이나 할까?>만의 장점이자 강점이 아닐까 생각되던데요?

“저희도 <톡이나 할까?>를 시작하고 나서 이렇게 대화하는 방식만의 또 다른 장점이 뭘까 고민했었어요. 음성으로 대화할 때는 똑같이 대화하기 어려운 분들도 카톡으로 대화할 때는 구분이 사라지죠. 카톡으로 대화할 때는 누가 농인이고 누가 청인인지 구분이 안 되는, 똑같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니까요. 그래서 <톡이나 할까?> 하면서 그런 농문화에 대한 것들은 꾸준히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베니 이모티콘 작가인 구경선 작가님도 나오셨었고 본인이 농인은 아니지만, 부모님이 농인이라 수어를 제1 언어로 구사하신 이길보라 다큐멘터리 감독님도 나오셨고, ‘핸드스피크’까지 비슷한 주제에 대해서 보여줄 수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편을 현재의 김이나가 과거의 김이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구성한 이유는?

“김이나 씨가 게스트인 구성으로 바꾼 건 1주년 특집 때도 한번 했었거든요. 그보다 김이나 씨가 1년 넘게 <톡이나 할까?>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게스트들한테 던졌던 질문들, 해줬던 말들을 자기가 다시 게스트가 돼서 들어보면 어떤 말들을 들려줄 수 있을까 하는 게 제일 중요한 점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인터뷰에서 마지막 녹화 때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하셨어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그 인터뷰 때 약간 농담 섞어서 과장해서 한 말인데 그대로 쓰셨더라고요. 울음바다까지는 아니었고요. 김이나 씨가 워낙 보기보다 눈물이 없으세요. 특히 방송이나 남들 앞에서 눈물 보이는 거에 대해서 부담을 많이 갖고 계셔서, 마지막 녹화하기 전에 “내가 마지막 회라고 울 거라고 기대하면 오산이야” 이러면서 저한테 절대 그런 기대하지 말라고 그러셨거든요. 그런데 그날 많이 울컥하셔서 눈시울이 촉촉이 젖었으니까요. 사실 저희도 지난 게스트들이 보내준 메시지나 마지막에 데이브레이크가 부른 노래, 이런 것들이 감동적이어서 현장에서 많이 울컥했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다들 마음이 먹먹한 분위기였다는 걸 조금 농담 섞어서 과장해서 말씀드렸어요.”

카카오TV 예능 <톡이나 할까?> '나와의 채팅' 편 [카카오TV 제공]

PD님은 첫 단독 메인연출이라 마지막 녹화가 더 의미 있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예능 PD들이 보통 쿨해요. 쿨해서, 자기가 엄청 애정을 갖고 하던 프로그램이어도 마지막 회라고 엄청 마지막 회처럼 연출하고 돌아보고 하는 거를 별로 안 좋아해요. 오래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들도 마지막 회 때 평소랑 똑같이 하고, 맨 마지막에 MC가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인사 정도 하고 끝나거든요. 약간 그런 게 있잖아요. 마지막 회라고 그동안 우리가 이렇게 했다고 돌아보는 것도 약간 좀 자화자찬하는 것 같고 오그라들고요. 

근데 저는 좀 쿨하지 못해서 마지막 회는 마지막 회 같은 느낌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제일 멋진 마지막 회로 만들고 싶었고, 어느 정도는 그렇게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시즌2에 대한 생각이 아직 없으신 것 같은데?

“또 하면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모시고 싶었지만 못 모셨던 게스트분들도 섭외하고 더 잘 만들 수도 있겠죠. 그런데 마지막을 너무 성대하게 마지막처럼 끝내버려서 시즌2 하면 조금 쑥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긴 들어요(웃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톡이나 할까?> 방송 중에도 시청자 반응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회 하고 나니 곳곳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챙겨보고 좋아했는데 끝난다니까 너무 아쉽다. 마지막에 보면서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런 반응을 많이 올려주셨어요. 그래서 그동안 표현은 안 했지만 숨 죽이고 몰래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생각에 그게 많이 감사했어요. 창작하고, 뭔가 만드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열심히 재밌게 보고 있다고 들려주는 감상이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톡이나 할까?>에 보내주신 감상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 재밌게 보고 있는 게 있으면 아끼지 말고 너무 늦지 않게 ‘정말 좋다. 재밌다’라고 많이많이 표현해 주시면 만드는 사람들도 더 열심히 힘을 얻어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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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객원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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