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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플법 반대' 토론장 밖에서 "불공정 계약 고수인가"인기협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시민사회 "최소한의 규제, 도대체 왜 막는가"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12.07 06:4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네이버·카카오가 회장단으로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제정을 반대하는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선수와 심판'을 겸해 불공정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입법 반대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6일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쿠팡시장침탈저지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서울 강남구 인기협 앞에서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후 인기협은 '온플법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6일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자영업 비대위 등 시민단체는 서울 강남구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앞에서 '공정거래 가로막는 플랫폼 기업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입법 방해로 불공정 생태계 고수하나"

시민사회는 "정부안이 제출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당정이 정부안의 규제 대상을 축소하고, 국회가 중복 규제를 조정한 점을 고려하면 이중규제라거나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플랫폼 기업들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플랫폼 기업들이 각종 불공정으로 온플법 제정 원인을 제공하고도 법 제정을 가로막아 불공정 생태계를 고수하겠다는 것에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시민사회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와 불공정 거래 계약을 통해 알고리즘 조작, 부당광고비·수수료 부과, 일방적 정책 변경, 자사상품 우대, 타 플랫폼 입점 방해 등의 행위를 해왔다고 비판해왔다. 

온플법은 플랫폼 기업에 중개거래계약서 작성·교부 의무를 부과하고, 입점업체에 대한 우월적 지위남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상정됐다. 공정위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온플법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규정해 위반 시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과방위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불공정 중개거래 행위 금지와 이용자 보호 책무를 부여한다. 

그동안 두 법안을 두고 정부부처 갈등이 불거졌으며 업계는 이중규제라며 비판했지만 지난달 당정 협의를 통해 규제대상과 내용이 축소됐다. 당정은 온플법 적용 기준을 10배 높였으며 과방위에 올라있는 온플법에서 공정위 안과 중복되는 규정 13개를 삭제(22개 금지행위 조항을 9개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온플법 제정안 수정으로 인해 법 적용 대상이 30개 사업자에서 18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매출액 100억 원, 중개거래 금액 1000억 원 이상인 플랫폼이 적용 대상이었지만 당정협의 이후 매출액 1000억 원, 중개거래 금액 1조 원 이상으로 적용대상이 좁혀졌다. 네이버, 카카오, 구글, 애플, 쿠팡, 배달의민족, 요기요, 야놀자, 여기어때 등 플랫폼 기업들이 법 적용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지행위 위반 시 과징금 규모도 거대 플랫폼의 경우 매출액의 5%에서 3%로 축소됐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와 과방위에서 법안처리 일정이 돌연 연기된 상태다. 플랫폼 업계의 반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온라인플랫폼법,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토론회 포스터

이성원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제출한 온플법의 경우 최소한의 규제를 내세우고 있음에도 플랫폼 기업에서 강력 반대를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 등의 규제 사각지대에서 불투명한 검색·노출 기준을 악용해 광고비·수수료 수익은 극대화하고 중소상인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았던 플랫폼이 이제와 법 제정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네이버·쿠팡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판매자용 약관을 보면 자의적 해지 사유, 광범위한 대금지급 보류 인정, 별도 이용허락 없는 무제한적 저작권 이용, 기한 제한 없는 비밀유지 의무, 이용사업자 자기결정권 침해 등 불공정 약관을 통해 중소상인·자영업자 종속성을 심화시키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 간사는 ▲카카오택시 배차 가맹택시 몰아주기 ▲쿠팡 자체 브랜드 우선 노출 ▲네이버 쇼핑 검색 알고리즘 조작(제휴 상품 최상단 노출, 공정위 제재) 등 각종 의혹을 언급하며 "이것이 플랫폼 기업이 말하는 혁신의 실체다. 심판과 선수를 병행하며 알고리즘 불신을 초래한 건 플랫폼 자신이라는 점을 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홍모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집행위원은 "플랫폼사들은 플랫폼으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올랐다고 주장하지만, 오른 매출보다 높은 플랫폼 중개비용 등으로 비용이 상승하여 수익은 오히려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 "자영업자 없이 플랫폼사가 존재하고 성장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배재홍 전국유통상인협회 본부장은 "쿠팡, 배달의민족, 네이버 등은 유통과 물류산업까지 진출하여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고유한 영역에 진출, 심지어 동반성장 위원회를 통해 상생 협약으로 지정된 업종에까지 진출하며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보독점, 책임전가, 알고리즘 조작을 하지 말라는 것이 혁신을 저해한다면 플랫폼이 주장하는 혁신의 실체는 불공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를 구글 취급"…"플랫폼-입점업체 계약 규제, 이용자 불편 초래"

인기협이 진행한 토론회에서 '온플법 수정대안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규제 거버넌스 후진화 ▲이용자 보호 결여 ▲디지털플랫폼서비스의 공공서비스화 ▲플랫폼 발전 누락된 발전법 ▲잘못된 해외 벤치마킹 등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온플법 관할 기관이 '협의'를 이유로 방통위와 공정위에 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포함됐다며 "혹 떼려다가 혹 붙인 격"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기업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실태조사의 경우 사업자가 공정위, 방통위, 과기정통부로부터 몇 차례 당할 수 있다"며 "정부는 협력하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협력적 거버넌스라고 얘기하지만 수범자 입장에서는 컨택 포인트가 불명확하다"면서 "대상 사업자 기준도 '매출액 1000억 원, 중개거래 금액 1조 원 이상'으로 밝히긴 했지만 대통령령으로 두고 있다"며 "대통령령에 따라 범위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6일 열린 '온라인플랫폼법,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온라인플랫폼법 당정 수정대안을 비판하고 있다. (네이버TV 생중계 화면 갈무리)

김 교수는 온플법의 주된 내용은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간 사적계약에 대한 규제로 이 법이 이용자 보호에 기여하는 바가 없으며, 오히려 서비스 혁신 저해로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상인 간 계약에 일정 의무를 두는 게 타당한가 의문이다. 또 서비스별로 이용조건을 마련해야 하는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수많은 서비스에 대해 정형화된 거래조건 마련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서비스 경직화를 초래한다면, 이용자 불편을 초래하고 이용자 후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플랫폼 기업 노출기준 공개와 관련해 "과연 이용자를 보호하냐. 현재도 아주 기본적인 수준을 공개하고 있다"며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고, 공개 시 어뷰징으로 인해 정당한 사업자나 일반이용자 손해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플랫폼 시장의 80%를 구글이 독점하고 있는 미국이나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할 자국 플랫폼 기업이 없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5~6개 기업이 경쟁 중이라며 온플법이 해외 입법례를 잘못 참고했다고 했다. 그는 "네이버를 마치 구글처럼 취급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입법 반대가 끊임없이 제기되는데, 우리나라가 올해 이걸 꼭 입법화하겠다는 이유가 뭔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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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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