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2.1.22 토 13:19
상단여백
HOME 뉴스 기자수첩
국회는 '박근혜의 손'에 넘어갔다[신학림] 박근혜의,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총선?
신학림 기자 | 승인 2008.04.11 03:38

9일 끝난 18대 총선 결과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박근혜의,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선거였다고 해도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 같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기 때문에 앞으로 무수한 변화와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번 총선의 최대의 승리자가 박근혜임에는 틀림이 없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공천 문제점을 거론하며,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습니다”라는 한마디로 정국을 간단히 정리하더니, 공천에서 탈락한 측근들을 향해서는 “꼭 살아서 돌아오라”는 한마디로 선거판 자체를 자신의 구도로 만들어 버리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하였다.  

그리하여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를 따르거나 지지하는 국회의원 당선자가 무려 58명이나 된다고 한다. 한나라당 공천으로 당선된 32명에다 한나라당 밖에서 ‘친박연대’ 혹은 ‘친박무소속연대’ 이름으로 당선된 사람 26명까지 합친 숫자다.

전직 대통령인 김영삼과 김대중 등 ‘두 김씨’가 이끌던 신민당 시절 이후 최대의 단일 계파가 탄생한 셈이다. 그것도 짧은 기간 안에 혹독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뒤라 결속력 또한 과거 두 김씨가 이끌던 상도동과 동교동 계파에 결코 못지않을 것 같다.

 

   
  ▲ 경향신문 4월11일자 3면.  
 

사실상 두 개의 원내교섭단체를 지배하게 된 박근혜

한나라당 내부의 역학관계, 5년 뒤 대선을 바라보는 잠재적 후보군 상황 그리고 여야 의석 분포 등을 종합해 볼 때 박근혜 전 대표는 ‘양손에 칼’을 쥔 형국이다.

여기서 말하는 양손에 쥔 두 자루의 칼이란 원내교섭단체로서의 세력을 말한다. 원내교섭단체가 왜 중요한가.

아무리 ‘국회의원 개개인이 남자를 여자로, 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일 말고는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헌법기관’이라지만, 국회 운영에 관한 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느냐 못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국회가 국회법 등에 따라 원내교섭단체 사이의 협의에 의해 그 운영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원내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은 입법 활동을 포함한 의정활동 전반에 걸쳐 원내교섭단체에 소속된 동료 국회의원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회 운영 등과 관련하여 ‘의미있는 의석’을 확보한 정파를 보자.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을 3석 넘긴 153석, 통합민주당(이하 민주당)이 81석,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이 원내교섭단체구성에 2석이 모자라는 18석을 차지했고, 친박연대가 14석 그리고 민주노동당(5석)과 창조한국당(3석)을 제외한 무소속이 25석이다.
  
현재의 여야 의석 분포로 볼 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거나 구성할 가능성이 높은 정파는 4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넘겼고, 자유선진당이 2명의 국회의원을 영입하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나머지 하나가 바로 박근혜를 따르는,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천 길 낭떠러지에서 박근혜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한’ 친박연대 혹은 친박무소속연대 국회의원 26명이다. 한나라당 안에 있는 박근혜계 의원 32명을 제외하고도 별도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것이다.

 

   
  ▲ 한겨레 4월11일자 5면.  
 

그래서 박근혜는 한편으로는 한나라당 안에 있는 계보 의원 32명을 통해 한나라당 원내교섭단체를 사실상 지배하거나 결정권(casting vote)을 행사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나라당 밖에 있는 독자적인 원내교섭단체를 통해 국회 운영 전반에 관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나 친박연대 혹은 친박무소속연대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한나라당에 대해 복당을 구걸(?)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아쉬운 쪽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되는 것이다.

친박연대 의원들 복당 논란 오래 가지 않을 것

그런데 왜 친박무소속연대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김무성 의원은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해 ‘조건없는 즉각적인 복당’을 요구할까. 김 의원은 복당을 큰소리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정치투쟁은 하지 않을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해, 듣기에 따라서는 저자세를 취하는 인상마저 준다.
      
그러나 여기에 앞으로 한나라당을 둘러 싼 정국을 전망하는 단서가 들어있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가 부리는 여유같은 것일 수도 있지만, 명분 쌓기를 통해 당권 장악에 유리한 환경을 당 안팎에 조성해 나가겠다는 의도가 들어있는 것이다.

박근혜측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한마디로 '꽃놀이패'인 셈이다. 조건 없는 복당 요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랄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홀대와 공천과정에서 자신들을 내쫓은 것에 대해 사실상의 잘못이나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기선 제압이 성공하면 다음 수순은 7월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장악이 될 것이다.

문제는 국정과 국회의 안정적인 운영이 절실한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강재섭 대표나 안상수 원내대표 등 일부 당 지도부가 친박 의원들의 복당 불가를 외치고 있지만 그들이 정치 현실 앞에 언제까지 그 같은 입장을 고수할지 두고 볼 일이다.

결국 복당 여부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내부 진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도 내분이 장기화되면 18대 국회 원구성도 하기 전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박근혜와 대화를 통한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학림 기자  mediashin@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학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4
전체보기
  • 신학림 2008-04-14 13:39:03

    팔로군님! 기사 읽어주신 것은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다 몰라도 사실은 왜곡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정치판을 기웃기웃한적이 없습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저의 빙의가 있어 정치판을 기웃기웃 한 사실 있으면 저에게 좀 알려주세요? 뉴스 속보를 전하는 기사건, 아니면 의견과 분석에 바탕을 둔 글이건, 이념이나 당위성과 별개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분석하는 기사도 쓸 수 있습니다.   삭제

    • 팔로군 2008-04-13 20:11:24

      박근헤 치마폭을 노리는거 아녀?
      하도 교활스런 사람이라..   삭제

      • 오한흥 2008-04-12 20:43:29

        현실 진단은 인정합니다만 지금 필요한 건 보다 깊이있는, 박정희로 출발되는 왜곡된 역사, 박정희로 상징되는 종교수준의 우상문화로부터 비롯되는 진단이 필요한 게 아닌지요? 아무리 현란해도 마술은 마술일 따름입니다. 쉽고, 단순한 그래서 재미를 더해가는 그런 기사를 기대하며...   삭제

        • 용천 2008-04-11 09:19:02

          예측하신 게 맞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차기 고지에 가장 근접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2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