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GS칼텍스 권민지가 두 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이며 선발 출전 가능성을 더 높였다. 2라운드 들어 기회를 잡은 권민지는 특유의 파이팅과 함께 노련한 경기력으로 칼텍스 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칼텍스는 올 시즌 3연승에 대한 갈증이 컸다. 흥국생명 역시 전 경기를 압도하며 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이런 분위기는 실제 경기에서 팽팽한 승부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1, 2세트 모두 듀스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경기라 할 수 있다.

지난 경기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던 흥국생명 신인 정윤주는 이번 경기에선 자신의 진가를 보이지 못했다. 신인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칼텍스는 당연히 전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같은 활약을 보인 정윤주 분석에 들어갔고, 방어에 대한 대책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1세트 초반은 흥국생명의 것이었다. 칼텍스는 신인 정윤주를 무너트리기 위해 목적타 서브를 지속적으로 넣었다. 하지만 수비 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달리, 정윤주는 초반 집중되던 서브를 대부분 잡아내며 안정적인 리시브를 보여주었다. 공략 목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칼텍스의 목적타는 정윤주가 아닌 김미연으로 옮겨갔다. 그만큼 정윤주가 성장 중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18-13까지 앞선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몰아붙여야 했다. 칼텍스는 지난 시즌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한 팀이다. 물론 주포인 외국인 선수와 이소영 선수가 빠진 공백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전 시즌 우승팀의 관록은 여전했다.

GS칼텍스 권민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5점 차 정도는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흥국생명은 보다 집중해야 했지만, 아쉽게도 따라 잡히고 말았다. 감독이 작전시간을 써가며 문제점들을 바로잡아도 선수들이 이를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워지면 힘들 수밖에 없다.

모마를 중심으로 유서연과 강소휘 공격 편대가 후반 점수차를 줄이고 듀스까지 가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모마는 오픈 공격에 성공했고, 캣벨은 범실을 하며 승패가 가려졌다. 27-25로 칼텍스는 흥국생명에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2세트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초반 분위기는 안정적인 리시브와 공격으로 흥국생명이 지배했다. 첫 세트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잘 정돈된 경기는 흐름을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중반 15-15 동점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미연과 이주아 공격이 살아나며 20-16으로 먼저 20점 고지에 올라서며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칼텍스는 안혜진을 교체로 내보내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흥국생명은 상대 공격이 성공하자 흔들리며 무너졌고 21-21 동점에 이어 다시 한 번 25-25 듀스 상황에서 칼텍스는 더 강했다.

모마가 듀스 상황에서 강서브를 넣었고, 이게 멋지게 성공하며 서브 에이스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강소휘의 오픈 성공까지 이어지며 1세트와 동일하게 27-25로 제압했다. 한 번은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연속으로 듀스 상황에서 상대에게 졌다는 것은 분위기가 급락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GS칼텍스 유서연 (연합뉴스 자료사진)

3세트는 무기력해진 흥국생명과 안정적으로 경기를 한 칼텍스 구도였다. 그래도 12-12까지는 맞춰갔지만, 유서연이 이후 이어진 6득점 중 5득점을 책임지며 경기 승패를 완전히 갈라놓았다. 연속 공격이 성공하며 상대를 제압해가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이 무기력해지는 이유가 되었다.

20-14로 먼저 20점 고지에 오른 칼텍스는 여유롭게 상대를 제압하며 25-16으로 3세트를 잡고 셧아웃 경기를 했다. 칼텍스의 끈끈한 배구가 결국 승패를 갈랐다. 흥국생명은 이길 수 있는 기회들을 연이어 잡았지만 현재 전력이 딱 그 정도라는 사실만 드러났다.

그 이상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기를 리드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흥국생명에는 그런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캣벨이 다시 살아나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주장 김미연이 매 경기 자신의 몫을 다해주지만 그것만으로는 힘들다.

김해란이 빠진 자리를 도수빈이 열심히 해주기는 했지만 빈 공간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다. 한 발 먼저 다가가면 잡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장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작은 틈이 결국 경기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이유가 되고는 한다.

흥국생명은 제법 잘해주었던 박현주를 보다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최윤이나 변지수 등 올 시즌을 위해 데려온 실업팀 소속 선수들도 보다 다양하게 내보내야 할 것이다. 1라운드에서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조율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다 다양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장기적으로 흥국생명의 세터가 되어야 할 박혜진 대신 김다솔을 활용하며 활로를 열었다는 것은 자연스럽다.

흥국생명 선수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칼텍스가 강한 이유는 대체 선수가 스타팅 선수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강소휘가 이번 경기에서는 부진했다. 공격 성공률도 낮고, 득점도 빈약했지만 이를 대신해 유소연과 곽민지가 그 공백을 완벽하게 채워냈다.

여전히 단단한 축구선수 같은 한수지의 안정적인 모습에 아웃사이드 히터이지만 미들 브로커 역할도 해주는 권민지의 활약은 칼텍스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국가대표 세터인 안혜진이 부진하자 대신 선발로 나서는 김지원이 공백을 완전히 채워내는 모습도 칼텍스가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칼텍스는 강하다. 여전히 상위팀과 경기에서 힘겨운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전력 손실이 낳은 결과일 뿐이다. 그럼에도 탄탄한 전력을 보이는 칼텍스는 3라운드에서 보다 강력해질 가능성이 높다.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으니 말이다.

IBK 기업은행 논란이 조금 가라앉자 이번에는 정지석 복귀로 배구계가 시끄럽다. 범죄자를 곧바로 복귀시키는 것이 과연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 의아하기 때문이다. 배구계는 지금 얼마나 위기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