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이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16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MBC 사측이 파업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북한, 보건복지 등 분야별 전문기자를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공고했다.

▲ MBC 노동조합이 1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로비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 후 국민들에 사죄의 인사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MBC 사측은 10일 특보를 내어 MBC 노조를 향해 "여러분을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 방송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자라는 인력을 충원할 생각"이라며 "걸핏하면 일터를 떠나는 잘못된 전통의 고리를 끊는것만이 새로운 MBC 건설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보도국 영상 피디를 공모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며, 전문기자와 피디들도 새로 뽑을 계획"이라며 "현재 여러 외주제작사와 프로그램 협의를 하고 있고, 파행운영되고 있는 시간대에 재방송 대신 새로운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부분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MBC 사측은 MBC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뉴스 취재 제작, 6mm 촬영 및 편집을 담당할 '보도국 뉴스 영상 PD'(1년 계약직)를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냈다. 12일까지 지원서를 접수받아 서류전형, 실기시험 등을 거쳐 17일 곧바로 합격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같은날 MBC 사측은 뉴스 관련 영상물과 시사 및 특집프로그램 영상물을 제작할 '보도국 영상편집' 부문과 컴퓨터 그래픽 업무를 담당할 '보도국 보도CG' 부문에 대해서도 1년 계약직 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13일에는 북한, 보건복지, 환경, 노동, 의학, 기상 등의 분야에서 전문 기자를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냈다. 이 역시 1년 계약직이며, 오는 29일 카메라테스트를 포함한 1차 면접이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훈 MBC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그동안 (보도국 계약직 사원을) 한두 명 정도 간헐적으로 뽑긴 했으나,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뽑은 전례가 없다"며 "사측이 장기전을 대비해서, 조합원들 없이도 방송을 좀 더 길게 해보려는 계산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MBC노조 역시 10일 특보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하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뻔한 수'"라며 "걸핏하면 체계적인 인사절차를 무시하는 잘못된 해사행위를 분쇄하는 것만이 제대로 된 MBC 재건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모든 조합원이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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