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7년 동안 일하던 KBS전주총국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된 작가가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29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와 ‘방송작가 전북친구들’은 A 작가의 원직복직과 방송 비정규직들의 노동권을 위해 내달 9일로 예정된 전북지방노동위원회 심문 전날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29일 KBS전주총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중인 김한별 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 (사진제공=방송작가유니온)

A 작가는 2015년 입사해 <생방송 전북은 지금>, <생방송 심층토론> 등 라디오, TV, 뉴미디어를 오가며 방송작가로 일했다. A 작가는 지난 6월 30일 보도국장으로부터 “(계약서상) 7월 말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재계약이 어렵다”며 구두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A 작가는 보도국장, 총국장을 만나 해고 사유에 대해 묻는 등 해고의 부당함을 알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접수했다.

A 작가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계약 종료 통보’는 해고에 해당된다는 점 ▲해고 처분의 정당성 여부 ▲작가의 근로자성 등에서 충분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두로 일을 시작한 A 작가는 2020년 9월 11일 입사 이후 처음으로 1년 단위의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를 작성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26일 성명에서 “1년짜리 위탁계약서는 작가를 해고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며 “허울뿐인 계약서가 작가들을 보호해주기는커녕 해고의 명분만 만든, 그동안 수많은 방송작가들이 그토록 우려했던 사건이 끝끝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작가는 PD, 기자 등으로부터 직접적인 수정 지시를 받았고, 출연자 관리, 진행자 셔츠 세탁, 제작진 회의 일정 조율, 큐시트 전달 등 방송 제작에 필요한 자잘한 실무를 담당했으며 행정 업무, 비품 구매, 녹화 테이프 관리 등 정규직 스태프들이 책임져야 하는 업무까지 수행해왔다”며 “이는 제작비 부족 탓으로 한 명의 작가가 팀 내 잡다한 일들을 모두 맡고 있는 지역 방송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이번 사건은 방송작가유니온이 지역 방송사에서 공론화하는 첫 번째 방송작가 부당해고 및 근로자성 다툼”이라며 “방송작가 전북친구들과 함께 방송 비정규직의 착취로 굴러가는 지역방송 제작 현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작가는 “KBS 내 부당한 노동 착취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묵인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 위에 KBS가 있을 수 없다. 방송작가가 근로자가 아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당당히 입증하고 KBS전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작가유니온과 방송작가 전북친구들은 29일부터 12월 9일 열리는 지노위 심문 전날까지 KBS전주총국 앞에서 KBS를 규탄하고 전북 지노위의 상식적인 판정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방송작가 전북친구들에는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 방송작가유니온, 전국여성노동조합 전북지부, 전라북도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북 여성노동자회,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정의당 전북도당, 차별없는 노동사회네트워크, 전북 평화와인권연대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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